탄저균 테러 여파 '국제 우편물' 뜯기 겁나

중앙일보

입력

흰색 가루를 매개로 이뤄지는 미국내 탄저균 테러에 대한 공포가 국내에도 급속히 번지고 있다.

특히 주요 전달통로인 우편물에 대해 미국 관련시설이나 우편업무 관계자들의 촉각이 집중된 가운데 우편물 보안검색이 한층 강화되고 있다.

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11일 '우편물 안전처리지침'을 전국 우체국에 내렸다.

정부는 15일 오후 2시 '테러 대피'에 중점을 둔 민방위훈련을 실시하는 한편 10~11월 중 지하철역별로 민.관.군 합동의 독가스테러 대비 훈련을 실시키로 했다.

◇ 삼중 검색=주한 미국 대사관과 미8군사령부는 군사행낭이나 외교행낭 우편물에 대해 삼중(三重)의 보안검색 조치를 하고 있다.

미8군의 경우 인천공항 미8군세관사무소→미8군헌병대→군부대 우체국 등 단계마다 금속탐지기와 X-선 검색을 거치고,특히 군부대 우편담당자는 의심나는 우편물에 대해 직접 수(手)검색을 하도록 했다.

기지 근무자와 가족들에게 최근 '소포가 오면 반드시 장갑을 끼고 개봉,피부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하라'는 안전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미대사관측은 "모든 우편물에 대해 두차례 X-선 검색을 거친 뒤 우편물취급과(mail room)사무실로 넘겨 수검색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일반인도 공포감=미군부대 주변에 거주하는 시민이나 외국에서 우편물을 자주 수신하는 일반인들도 공포에 떨기는 마찬가지다.

13일 오전엔 서울 용산 C호텔 앞길에서 미8군 병사들이 조깅을 하며 뒤따르는 사람이 길을 잃지 않도록 뿌린 밀가루를 수상히 여긴 시민이 경찰에 신고, 군.경 요원들이 긴급 출동하는 소동도 벌어졌다.

오디오 매니어로 명품 카탈로그 등 매주 10여통의 외국우편물을 받는 회사원 朴모(45)씨는 "우편물 사이에 뭐가 묻어 배달될지 몰라 특히 소포를 개봉할 때는 겁이 난다"고 말했다.

미8군 관할인 서울 용산우체국 서재원(徐在源)팀장은 "국제우편물 취급자들은 반드시 장갑을 끼며,수취인 불명 등 이상한 우편물은 필히 안전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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