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는 11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9월호’에서 “최근 한국 경제는 일부 내수지표의 개선세가 다소 주춤한 가운데 수출·생산의 부진 완화 흐름이 이어졌다”면서도 “코로나19 재확산 및 거리두기 강화 영향으로 실물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재부가 매달 발간하는 그린북은 한국 경제에 대한 정부의 공식 진단서다.
지난달에는 특히 고용지표의 악화가 두드러진다. 8월 취업자는 2708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7만4000명 줄어들었다. 15~64세 고용률은 65.9%를 기록하며 전년 동월 대비 1.1%포인트 하락했다. 실업률은 3.1%로 0.1%포인트 올랐다. 고용시장의 ‘약한 고리’인 임시·일용직은 자영업자와 함께 감소 흐름을 이어갔다.
가계와 기업은 지갑을 닫았다. 7월 소매판매는 승용차 등 내구재(-15.4%), 의복 등 준내구재(-5.6%), 의약품 등 비내구재(-0.6%)에서 모두 쪼그라들며 직전달보다 6% 감소를 기록했다. 기재부는 “8월에는 온라인 매출액 증가와 소비심리 개선 등이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7월 설비투자도 전월 대비 2.2% 감소했다. 기업의 기계 분야 투자가 2.3% 증가했지만, 운송장비 투자가 14.7% 급감한 탓이다.
장마 영향으로 8월 소비자물가는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을 중심으로 전년 동월 대비 0.7% 상승했다. 한국 경제의 밥줄인 수출은 1년 전보다 9.9% 감소했다. 8월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한 달 새 0.47% 올랐다. 7월(0.61%)보다는 상승폭이 줄었다. 그러나 전셋값은 상승폭이 커져 0.44% 올랐다. 앞서 10일 정부는 7조8000억원 규모의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편성했다. 재원 전액을 빚으로 마련했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