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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난 줄 알았더니 ‘탈꼴찌 싸움’ 다시 불 붙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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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SK의 내림세로 한화에 탈꼴찌 희망이 생겼다. 한화 정우람(왼쪽)의 SK전 투구 모습. [뉴스1]

SK의 내림세로 한화에 탈꼴찌 희망이 생겼다. 한화 정우람(왼쪽)의 SK전 투구 모습. [뉴스1]

끝난 듯했던 프로야구 탈꼴찌 전쟁에 다시 불이 붙는 모양새다. 9위 SK 와이번스의 급격한 내림세로, 최하위 한화 이글스와 격차가 좁혀졌다.

SK 내림세로 한화와 격차 좁아져 #둘 다 자칫 시즌 100패 가능성도

SK와 한화는 시즌 초반부터 다른 팀과 크게 떨어진 채 최하위권을 형성했다. 특히 한화의 부진은 심각했다. 개막 이후 8월까지 연속으로 월간 성적 10위였다. 단 한 번도 최하위 굴레를 벗어나지 못했다. SK도 한화 못지않았다. 4개월간 꾸준히 월간 성적 9위였다. 6월까지는 2할대 승률에 머물며 한화와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7월 들어 사정이 좀 나아졌다. 한화가 7월 18연패에 빠진 사이, SK는 월간 승률 0.417로 분전했다. 최하위는 사실상 한화로 굳어지는 것처럼 보였다.

이달 들어 이상 기류가 찾아왔다. SK가 8일까지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10연패에 빠졌다. 지난달까지 0.337이었던 승률이 2푼 넘게 떨어졌다. 반면 한화는 완만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지난달에는 개막 후 처음으로 3할대 월간 승률(0.333)을 기록했다. 이달엔 처음으로 월간 8위까지 올라왔다. SK와 한화의 게임 차는 어느덧 3경기 안팎으로 좁혀졌다.

불명예 기록인 ‘시즌 100패’를 두 팀이 나란히 떠안을 가능성도 있다. 프로야구 역대 한 시즌 최다 패배 기록은 97패다. 2002년 롯데 자이언츠가 133경기 체제에서 기록했다. 한화는 시즌 중반부터 ‘최초의 100패 후보’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녔다. 남은 경기에서 16승 이상을 해야 100패를 면할 수 있는데, 현재 승률보다 1푼 이상 더 잘해야 가능하다.

SK에게는 100패가 ‘강 건너 불구경’이었다. 아직은 3할대 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남은 경기에서 지금까지와 비슷한 승률만 올려도 97~98패로 시즌을 마칠 수 있다. 그러나 현재보다 부진한 페이스가 이어진다면 100패 가능성을 배제할 수도 없다. 무엇보다 최근 분위기가 좋지 않아 더욱 그렇다.

SK는 8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15점을 뽑고도 10연패를 막지 못했다. 시즌 내내 부진하던 타선이 모처럼 1~7회 매 이닝 점수를 냈다. 외국인 타자 제이미 로맥이 홈런 두 방을 쳐 15-11까지 앞섰다. 그런데 8회 초 등판한 불펜 필승 조가 흔들려 15-16으로 졌다. 염경엽 감독이 건강 문제로 일찍 시즌을 마감한 뒤 박경완 수석코치가 다시 감독대행으로 맞은 첫 경기였다. 부진하던 타선이 살아나자 마운드가 무너졌다. 투수 교체 타이밍이 두 차례 어긋나면서 대량 실점의 빌미가 됐다. 뼈아픈 역전패로 시즌 두 번째 두 자릿수 연패를 찍었다.

여전히 상황은 SK에 유리하다. 한화는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여파로 2군과 육성군 대부분이 자가 격리하고 있다. 1군에서 부상 선수가 나와도 당분간 엔트리를 교체할 수 없다. 더블헤더에 따른 확대 엔트리(28→29명)도 적용하지 못한다. SK는 상대적으로 선수 기용의 폭이 넓다. 실마리를 찾으면 흐름은 다시 바꿀 수 있다. 박 감독대행은 “남은 경기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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