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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ㆍ獨 '야권인사 납치' 벨라루스 압박…"정치사범 석방하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영국과 독일이 벨라루스 정부에 납치된 것으로 추정되는 벨라루스 야권 인사들의 소재를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 AFP=연합뉴스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 AFP=연합뉴스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은 8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콜레스니코바의 건강이 심각하게 우려된다”며 “벨라루스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정권은 그의 안전한 귀환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라브 장관은 이어 “루카셴코 정권은 집회 참가자들을 짐승 취급하는 것을 그만둬야 할 것”이라며 “정치 사범들을 석방하고 야권과의 대화에 나서라”고 주문했다.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도 전날 트위터를 통해 “벨라루스에서 모든 정치 사범들의 소재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이들을 석방할 것”을 촉구했다.

지난달 열린 벨라루스 대선에서 야권 후보로 출마한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37ㆍ왼쪽)과 야권 '조정위원회' 간부회 임원 마리아 콜레스니코바(38ㆍ오른쪽) EPA=연합뉴스

지난달 열린 벨라루스 대선에서 야권 후보로 출마한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37ㆍ왼쪽)과 야권 '조정위원회' 간부회 임원 마리아 콜레스니코바(38ㆍ오른쪽) EPA=연합뉴스

마리아 콜레스니코바(38)는 루카셴코(65) 대통령으로부터 정권을 이양받기 위해 벨라루스 야권이 만든 ‘조정위원회’ 간부회 임원이다. 콜레스니코바는 7일 신원 미상의 괴한들에 의해 거리에서 납치돼 사라진 것으로 전해졌다. 조정위는 다른 간부들과 언론대응팀 역시 실종된 상태라고 밝혔다.

유럽연합(EU)과 캐나다도 비판에 가세했다.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이날 성명을 발표해 “EU는 벨라루스 당국이 지난 8월 9일 벨라루스 대선을 전후해 정치적 이유로 구금한 모든 시민을 즉시 석방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호세프 보렐 외교ㆍ안보정책 고위대표. AP통신=연합뉴스

호세프 보렐 외교ㆍ안보정책 고위대표. AP통신=연합뉴스

보렐 대표는 “(석방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EU는 집회 참가자들에 대한 폭력과 탄압, 선거 결과 조작에 연루된 개인들에 대한 제재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프랑수아-필립 샹파뉴 캐나다 외무장관도 집회 참가자 및 기자들과 야권 정치인들의 석방을 촉구했다. 샹파뉴 장관은 이날 트위터에 “벨라루스 주력 야권 인사들에 대한 임의적인 체포와 집회 탄압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고 적었다.

한편 지난달 열린 대선에서 루카셴코 대통령과 맞붙은 뒤 리투아니아로 망명한 야권 후보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37)는 성명을 내 “그들이 우리를 겁주려 할수록, 더 많은 시민이 거리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6일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 AP통신=연합뉴스

6일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 AP통신=연합뉴스

지난 6일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는 10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대통령 관저 인근에 모여 하야를 촉구하는 집회를 벌였다. AFP통신은 집회 해산 과정에 전경과 용역이 투입됐고, 이날 하루에만 집회 참가자 633명이 체포됐다고 전했다.

1994년 최초의 민선 대통령으로 이름을 올린 루카셴코 대통령은 지금까지 26년째 직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열린 대선에서는 80.08%의 득표율로 압승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지만, 벨라루스 시민들은 있을 수 없는 결과라며 개표 직후부터 한 달이 넘도록 대규모 대선 불복 시위를 이어오고 있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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