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호 태풍 ‘하이선’이 소멸하면서 한숨 돌린 북한이 폭우와 태풍 피해 지역 복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8일 군과 내각 간부들의 기고문을 연달아 실었다. 심인성 제1수도당원사단 참모장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제9호 태풍 ‘마이삭’이 휩쓸고 간 함경도 복구에 힘을 보태 달라고 공개 호소한 서한을 언급하며 “뼈가 부서지는 한이 있어도 기어이 해내겠다는 투철한 각오, 이것이면 세상에 못 해낼 일이 없다”고 밝혔다.
유철웅 제1수도당원사단 중대장은 “이번에 입은 화를 복으로 전환시켜 더 좋은 살림집(주택), 더 좋은 환경에서 피해 지역 인민들이 살게 하려는 당의 뜻을 현실로 꽃피우는 데서 중대의 전투력을 남김없이 과시하겠다”고 강조했다.
“고마움의 눈물이 바다 이뤄”
신문은 또 1면에 ‘경애하는 원수님 따라 하늘땅 끝까지!’라는 제목의 기사를 싣고 “2020년을 우리 인민은 두고두고 잊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올해를 잊지 못할 이유는) 세계적인 보건 위기가 지속되고 자연재해까지 겹쳐들어 특별히 어려움을 겪는 해이기 때문이 결코 아니다”라면서 “자신들이 안겨 사는 운명의 품에 대하여, 저 하늘가에 나부끼는 우리의 붉은 당기에 대하여 다시금 깊이 새겨보며 한없는 고마움에 눈물짓는 이 나라 인민”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마이삭’으로 큰 피해를 입은 함경남도를 찾아 상황을 살펴본 뒤 평양 당원들의 투입을 요청한 것을 언급하고 “함경남북도의 피해지역은 세상에 둘도 없는 격정의 불도가니, 고마움의 눈물로 바다를 이루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비록 파괴적인 재난이나 재해를 당했어도 따뜻이 안아주는 고마운 품이 있고 보살펴주는 은혜로운 손길이 있을 때 인민은 좌절을 모른다”라고 했다.
북한은 이날 오전까지 하이선 피해 규모를 수치로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상당한 타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전날 조선중앙TV 보도에 따르면 마이삭 피해를 채 수습도 하기 전에 강원도 등 동부지역 도로와 거리 곳곳이 침수됐고 가로수가 뿌리째 뽑히는 등 크고 작은 피해가 잇달았다. 해안가 주변 농경지 배수가 원활하지 않아 물에 잠긴 모습도 전파를 탔다. 마이삭 때는 함경남도에서만 1000여세대의 주택이 무너지고 공공건물과 농경지가 침수됐다.
노동신문은 이날 별도 기사에서 “연이어 들이닥친 큰물(홍수)과 태풍에 의하여 나라의 여러 지역이 동시다발적으로 많은 피해를 입었다”고 언급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