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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80% 자동차 -37%, 100대 기업 해외매출 20% 깎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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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코로나19 여파로 자동차 업종의 올해 2분기 해외 매출이 1년 전보다 36.5% 줄었다. 사진은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야적장 모습. [뉴스1]

코로나19 여파로 자동차 업종의 올해 2분기 해외 매출이 1년 전보다 36.5% 줄었다. 사진은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야적장 모습.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국내 100대 기업의 지난 2분기 해외 매출이 1년 전보다 2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해 기준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의 공시자료(연결재무제표 기준)를 분석한 결과다.

코로나 직격탄 2분기 피해 확산 #에너지·화학도 매출 3분의1 감소 #아시아·미주·유럽 시장순 타격 커 #전경련 “기업 돕는 대외정책 필요”

7일 전경련에 따르면 100대 기업의 지난 2분기 해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8% 줄어든 146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분기(170조4000억원)보다 부진한 수준이다. 지난 1분기 해외 매출 증가율은 0.65%였다. 지난 1월과 2월 중순까지는 코로나19의 충격이 중국 등 일부 지역으로 제한됐지만 지난 2월 말을 고비로 전 세계로 확대됐다.

100대 기업 업종별 2020년 2분기 해외 매출 실적

100대 기업 업종별 2020년 2분기 해외 매출 실적

전기·전자 업종의 2분기 해외 매출은 71조원으로 1년 전보다 5.1% 줄었다. 코로나19로 원격근무와 온라인 교육 등이 확산하면서 상대적으로 매출 감소 폭이 적었던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의 2분기 해외 매출 감소율은 36.5%였다.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하고 세계 자동차 수요도 급감한 영향이다.

같은 기간 에너지·화학 업종의 해외 매출도 30.9% 줄었다. 코로나19의 충격으로 국제 유가가 급락하면서 정유업계의 수익성(정제마진)이 크게 악화한 게 직격탄이었다. 철강 업종의 해외 매출은 80.1% 감소했다. 자동차 판매가 부진하면서 자동차용 강판의 수요가 급감한 것이 주원인으로 풀이된다.

지역별로 아시아 지역의 매출은 24% 감소했고 북·중·남미는 12.6%, 유럽은 11.2% 줄었다. 지역·국가별 매출 실적을 공개하는 20대 기업의 매출 실적을 따로 분석한 결과다. 다만 중국 시장에서 삼성전자·현대자동차·LG전자·SK하이닉스·현대모비스 등 5개 사의 2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9% 증가했다. 전경련은 “중국의 2분기 경제 성장률이 3.2%(전년 동기 대비)를 기록하는 등 호조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전경련은 국내 기업의 해외 매출 감소세를 완화하기 위한 정부 대응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국내 기업인이 주요 투자국이나 교역 상대국에 특별 입국할 수 있게 교섭해 달라고 정부에 주문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기업의 해외 사업 여건이 1990년대 후반 아시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어려운 상황”이라며 “외국 정부와 적극적 협력 등으로 해외에 진출한 우리 기업을 도울 수 있는 정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수기 기자 lee.sook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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