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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틀랜드 총격전' 살해용의자, 경찰기동대 총격에 사망

중앙일보

입력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레이시에서 '포틀랜드 총격전' 살해용의자 마이클 포레스트 라이놀(48)이 경찰 체포 도중 총에 맞아 숨졌다. AP통신=연합뉴스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레이시에서 '포틀랜드 총격전' 살해용의자 마이클 포레스트 라이놀(48)이 경찰 체포 도중 총에 맞아 숨졌다. AP통신=연합뉴스

지난달 말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를 총으로 쏴 죽인 용의자가 경찰 체포 과정에서 총에 맞아 사망했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3일(현지시간) 워싱턴주 레이시에서 총격 살인 혐의로 수배 중인 마이클 포레스트 라이놀(48)이 체포 도중 경찰기동대가 쏜 총에 맞아 숨졌다고 전했다.

서스턴 카운티 보안관실의 레이 브래디 경위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수사당국의 추격을 받던 도중 용의자가 아파트를 빠져나와 차량에 탑승했다”며 “용의자를 체포하려 시도하는 과정에서 총격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브래디 경위는 현장에 있던 대원 4명이 라이놀을 향해 총을 쐈다고 덧붙였다. 대원들은 용의자가 무장한 상태였다고 보고했지만, 수사 당국은 4일 오전까지 용의자가 소지한 무기를 확인하지 못한 상태라고 한다.

지난달 28일 포틀랜드 집회 현장에서 목격된 라이놀의 모습. AP통신=연합뉴스

지난달 28일 포틀랜드 집회 현장에서 목격된 라이놀의 모습. AP통신=연합뉴스

라이놀은 지난달 29일, 포틀랜드에서 우익단체 ‘패트리어트 프레이어’ 소속 애런 J. 대니얼슨(39)을 살해한 혐의를 받았다. 이날 포틀랜드 시내에서는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시위대와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수 시간 동안 대치를 벌였다.

당일 페이스북 등에는 라이놀과 대니널슨이 대치하는 장면이 찍힌 영상이 공유되기도 했다. 한 영상에서는 대니얼슨이 후추 스프레이를 꺼내 뿌리는 동시에 총성이 두 번 울리며 그가 쓰러지는 장면이 포착됐다.

라이놀에 대한 체포영장은 3일 발부됐다. 같은 날 라이놀은 한 현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범행을 시인하면서도 정당방위를 주장했다. 그는 자신과 친구들이 칼에 찔리기 일보 직전이었다며, “나는 가만히 앉아 그들이 내 흑인 친구를 죽이는 것을 지켜볼 수도 있었다. 하지만 난 그러지 않았다”고 말했다.

4일 오전 수사당국이 라이놀의 사망 현장에서 증거를 수집하고 있다. AP통신=연합뉴스

4일 오전 수사당국이 라이놀의 사망 현장에서 증거를 수집하고 있다. AP통신=연합뉴스

NYT는 라이놀이 최근 몇 주간 포틀랜드의 인종 차별 반대 시위에 꾸준히 참석해 왔으며, 집회에서 치안을 유지하는 역할을 주로 해왔다고 보도했다.

그는 지난 6월 인스타그램을 통해 “나는 100% 안티파(반(反) 파시스트)”라며 “나는 내 형제자매를 위해 싸울 준비가 돼 있다” “우리는 폭력을 원하지 않지만 폭력으로부터 도망치지도 않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라이놀에게는 17살 난 아들과 11살 난 딸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SNS에 과거 자신이 미군에 복무했다고 주장했지만 NYT는 그의 이름으로 어떤 복무 기록도 확인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3일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들이 도로에 라이놀의 이름을 쓰고 행진하고 있다. AP통신=연합뉴스

3일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들이 도로에 라이놀의 이름을 쓰고 행진하고 있다. AP통신=연합뉴스

라이놀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인종 차별 반대 시위대는 담당 경찰서 앞에 모여 라이놀의 죽음을 추모하는 집회를 열거나 그의 모습을 그린 벽화를 그리기도 했다. 라이놀은 7월에도 체포 저항과 장전 무기 소지 혐의로 기소돼 전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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