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바위 날아갈 강풍 불었다…제주 덮친 마이삭, 2만가구 정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제9호 태풍 '마이삭'의 영향권에 든 2일 오전 제주도 동부지역인 제주시 월정포구에 파도가 몰아치고 있다. 뉴시스

제9호 태풍 '마이삭'의 영향권에 든 2일 오전 제주도 동부지역인 제주시 월정포구에 파도가 몰아치고 있다. 뉴시스

제9호 태풍 ‘마이삭’이 접근하면서 제주도에 강풍·폭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강풍으로 가로수·간판·지붕이 잇따라 파손되고 단선으로 정전사고가 발생해 2만 가구 이상이 어둠에 갇혔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 등에 따르면 2일 오후 8시 현재 364건의 태풍 관련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강풍 피해가 가장 많았다. 제주도에는 이날 오후 6시 기준 최대 순간 풍속 49.2m의 강풍이 불었다. 초속 40m 이상의 풍속은 바위가 바람의 힘으로만 날아갈 수 있는 세기다. 제주시 애월읍에서는 LPG 충전소 간판이 쓰러지고, 서귀포시 서귀동에서는 조립식 건물 문이 강풍에 날아갔다. 또 서귀포시 서호동에서 강풍으로 나무가 넘어져 차량 1대를 덮치고 제주시 일도 2동 4층 건물 옥상에 있던 물탱크가 강풍에 넘어지는 사고도 있었다.

정전피해도 속출했다. 오전 9시43분쯤 서귀포시 호근동 164가구가 정전된 것을 시작으로 제주시 연동 898가구와 일도2동 661가구 등 2만 가구 이상 정전 사고가 발생했다. 한국전력 측은 이날 발생한 정전은 강풍으로 인한 고압선 단선이 이유라고 분석했다.

2020 0902 9호 태풍 마이삭. 자료 기상청

2020 0902 9호 태풍 마이삭. 자료 기상청

제주 해상에는 오후 8시 기준 10m의 높은 파도가 일었다. 이에 항구 쪽은 인적이 뚝 끊겼다. 주민들은 모두 대피했고, 주차 차량도 강풍과 침수 피해를 우려해 낮 시간 자리를 옮겼다.

폭우 피해도 이어졌다. 제주시 도심 하천 수위가 범람 위험 수준까지 올랐다. 오후 8시 기준 월대천 여유 수위가 2m 정도만 남았다. 여기에 만조 시간까지 다가오면서 저지대 침수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따라 제주 하늘길과 뱃길은 모두 끊겼다. 제주공항에서 이날 운항할 예정이던 항공편 371편(도착 195편, 출발 175편) 중 370편이 결항했다. 제주와 내륙을 잇는 9개 항로 15척의 여객선의 운항도 중단됐다. 한라산 출입은 전면 통제됐고 3000여 척의 어선도 피항했다.

부산도 이날 오후 8시를 기해 광안리 해안도로를 전면통제했다. 부산~동대구 경부선도 오후 11시부터 3일 낮 12시까지 중지한다. 경남 사천·삼천포 차량도 통제됐다. '마이삭'이 근접해 옴에 따라 경남지역 1229가구, 2606명은 대피한 상태다.

한편, ‘마이삭’은 제주도를 직접 관통할 것으로 보인다. 2일 오후 8시 현재 제주도 서귀포 동남동쪽 117㎞ 해상에 있고, 시속 32㎞로 북북동진하고 있다. 제주도를 거쳐 이날 자정부터 3일 오전 3시 사이에 경남 거제와 부산 사이에 상륙한 뒤 오전 6시에서 9시 사이에 강원 동해안 쪽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경남=최충일·김준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