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8월까지 매출 4조원 줄어…마사회, 전직원 휴업 들어간다

중앙일보

입력

한국마사회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넉 달간 중단했던 경마를 지난 6월 19일부터 무관중으로 재개했었다. [중앙포토]

한국마사회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넉 달간 중단했던 경마를 지난 6월 19일부터 무관중으로 재개했었다. [중앙포토]

높은 연봉과 직업 안정성으로 '신의 직장'으로 불리던 한국마사회가 결국 전 직원 휴업이라는 '비상경영' 카드를 꺼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경마장 영업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경영 악화로 전직원 휴업에 들어간 공기업은 마사회가 처음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전직원 주 3회 휴업 #서울 등의 무관중 경마도 전면 중단 #"올해 매출 6조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

한국마사회는 전 직원의 주 3일 휴업 등을 포함한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고 2일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1일부터 각 부서는 필수 인력만 남기고, 1주일에 2일씩 교대 근무에 들어갔다. 또 지난 6월부터 시행했던 무관중 경기도 잠정 중단한다. 이에 앞서 전체 비용 35%를 절감하는 자구책도 우선 시행했다.

마사회는 지난 2월 23일부터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경마를 중단했다. 하지만 경마 중단으로 말산업이 고사 위기에 처하자 6월 19일부터 자체 예산으로 서울과 부산·경남, 제주 3개 경마장에서 무관중 경마를 시행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며 이마저도 중단했다.

무관중 경마라도 매주 약 70억원의 상금지출이 발생해 적자가 쌓이기 때문이다. 지난 10주간 무관중 경마로 마사회가 떠안은 손실은 약 700억 수준이다.

실제 수치로 나타나는 마사회의 경영상황은 더 좋지 않다. 한국마사회는 올해 8월 말까지 975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5조875억원)에 비해 4조1119억원(80.8%) 감소했다. 마사회 측은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지난해 대비 올해 매출 손실은 약 6조4000억원 달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이에 따라 국세·지방세 납부액도 약 1조원이 줄어들 전망이다. 마사회는 1949년 설립 이후 한국전쟁 때를 제외하면 적자를 낸 적이 없다.

원래 마사회 측은 프로야구나 프로축구처럼 소수 관중이라도 입장시켜 경마를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와 관련해 농림축산식품부 등과 논의도 수차례 진행했다. 하지만 최근 수도권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되면서 이런 희망도 물거품이 됐다.

온라인 경마를 허용하는 마사회법 개정안이 국회에 올라있지만, 사행산업을 조장한다는 여론으로 인해 통과 여부는 미지수다. 마사회는 "노동조합 등 관련 단체와 협의를 거쳐 경영정상화를 위한 추가 자구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세종=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