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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건 "자주파·동맹파는 20세기 프레임…지속가능한 한미동맹 만들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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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청사에서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를 접견하기에 앞서 팔꿈치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청사에서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를 접견하기에 앞서 팔꿈치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최종건 신임 외교부 차관이 31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조만간 소통의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임 중 보다 지속가능한 한·미동맹을 만들고 대한민국 외교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겠다"라고도 했다.

"비건 부장관과 조만간 소통 자리 마련" #한·미 워킹그룹 논란 "이도훈 본부장 일" #해리스 대사, 첫 상견례 뒤 "멋진 만남" #한·일관계 전망엔 "우린 협상에 적극적"

'지속가능한'이란 말속에 동등한 한·미관계를 강조한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지난 18일 취임한 지 2주 만에 기자들과의 첫 간담회에서다.

최 차관은 자신을 '자주파'로 종종 묘사하는 것에 대해 "자주파, 동맹파라고 하는 건 20세기적 프레임"이라며 "교수 시절에 쓴 칼럼과 논문들은 그렇게 (자주파 적으로) 해석될 수 있지만, 액션 세계(외교 현장)에 와보니 그런 평가는 정확하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동맹은 매우 현실적"이라고 덧붙였다.

최 차관은 앞서 오후 2시부터 약 50분간 진행된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와의 상견례에서 "한·미동맹과 특히 동북아 환경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것이고, (한·미) 동맹의 역사성과 함께 제도적 견고성을 상호 간에 계속 유지하고 투명한 소통으로 잘 협력해나가자"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건 부장관과도 조만간 소통 계기를 만들어 협력의 장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 차관은 이날 부임 후 외교 사절과의 첫 회동으로 해리스 대사와 자리를 만들었다. 청와대 국가안보실 평화기획비서관으로 일하며 해리스 대사와 친분이 있었지만, 차관 부임으로 정식 카운터파트가 된 뒤에는 첫 공식 만남이다.

해리스 대사는 회동을 마친 뒤 트위터에 "오늘 최종건 신임 외교부 제1차관과 '훌륭한 만남(Terrific meeting)'을 갖고 한·미동맹과 관련된 모든 주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소회를 밝혔다.

최 차관은 해리스 대사와의 자리에서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주도하는 한·미 워킹그룹 2.0 관련 논의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그거(한·미 워킹그룹)는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하는 일"이라며 "이 본부장의 리더십과 청와대의 리더십 등을 바탕으로 4개의 액터(평화교섭본부, 국가안보실, 미 국가안보회의, 미 국무부)가 물밑 협상을 계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8일 첫 출근길에 워킹그룹 관련 질문에 "들여다보겠다"고 밝힌 게 개편 추진 논란을 부르자 25일 국회 외통위에선 "현안을 두루 살펴보겠다는 뜻이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그는 이날 "워킹그룹만 하는 한·미관계는 아니다"라고도 했다. 동맹외교를 총괄하는 자신과 북핵을 총괄하는 이도훈 본부장과 역할 분담을 의식한 발언이다. 최 차관은 12살 많은 이 본부장(58)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김준형 국립외교원장과 더불어 외교부 내 같은 '연정(연세대 정치외교학과)라인'이다.

최종건(가운데) 신임 외교부 1차관이 지난 2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모습. [오종택 기자]

최종건(가운데) 신임 외교부 1차관이 지난 2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모습. [오종택 기자]

그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갑작스러운 사임으로 향후 한·일관계에 변화를 기대하느냐는 질문에 "우리 (대일관계) 기조는 합리적 투트랙 전략"이라며 "역사는 역사대로, 실질적 협력은 협력대로 해결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역사가 해결돼야만 (다른 것도) 다 해결된다는 것이 정부 기조인 적은 없었다"며 "우린 협의와 협상에 더욱 적극적"이라고 강조했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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