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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 퇴치에는 타이레놀이 최고

중앙일보

입력

미국령 괌의 오랜 두통거리인 갈색나무 뱀을 퇴치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진통제 타이레놀이 갈색나무 뱀에 치명적인 독성을 발휘한다는 연구결과가 제시된 것이다.

미국 `지질조사' 소속 동물학자 고든 로다 박사는 최근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개최된 `갈색나무 뱀 2001' 회의에서 타이레놀에 들어있는 아세트아미노펜 성분80㎎으로 갈색나무 뱀들을 죽일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 보고서를 제출했다.

로다 박사는 "괌에는 약 100만마리의 갈색나무 뱀이 있다"면서 "이 성분은 고양이도 죽일 수 있기 때문에 뱀이 다니는 길목에만 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의 갈색나무 뱀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뉴기니로부터 미군 수송기에 의해 우연히 괌에 유입됐다.

천적이 없는 관계로 아무런 제약없이 괌 전체로 퍼져나간 이 뱀은 전선을 기어오르는 호기심 많은 습성을 지녀, 잦은 정전사태로 수백만달러의 경제적 손실을 초래하는가 하면 괌의 야생생물을 마구잡이로 잡아먹고 있다.

괌 딱새와 괌 뜸부기, 그리고 마리아나 열매 박쥐 등과 같은 작은 포유류, 도마뱀붙이와 스킹크 도마뱀 등 파충류가 대표적인 희생물이다.

특히 길이가 2.4m까지 자라는 이 뱀은 독은 없지만 유아들을 공격하는 습성도갖고 있는 위험스런 존재다.

이에 따라 상자안에 생쥐를 넣은 뱀 덫 등 갈색나무 뱀을 퇴치하기 위한 많은연구 프로젝트가 추진돼 왔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고 로다 박사는 말했다.

로다 박사는 지난 7년간 괌에서 잡힌 갈색나무 뱀은 3만2천753마리에 이른다면서 수많은 쥐들과 도마뱀들이 갈색나무 뱀의 먹이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클랜드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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