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세포 분해 부작용…혈압약 '바이콜' 판매중단

중앙일보

입력

바이엘코리아는 9일 콜레스테롤강하제 '리포바이(본사명=바이콜.사진)' 의 국내 판매를 중단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바이콜이 근육세포 파괴 부작용으로 미국에서 31명을 사망케 한 사실이 밝혀진 때문이다.

바이엘코리아 관계자는 "바이엘 본사로부터 8일 바이콜 판매 중지를 통보받았다" 며 "국내에서는 아직 바이콜의 부작용이 파악되지 않았지만 회수할 방침" 이라고 말했다. 이 약은 1999년 11월 국내에서 판매가 시작된 이후 지난 3월까지 10만4천여팩(팩당 30정) 가량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독일계 다국적 제약회사인 바이엘은 이날 전세계에서 이 약을 회수한다고 발표했다. 전세계적으로 바이콜을 복용하고 있는 환자는 6백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의 부작용은 바이콜과 젬피브로젤(다른 콜레스테롤 강하제)을 함께 복용했을 때 생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바이엘코리아 관계자는 "두 약을 함께 사용할 경우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처음부터 강조해 국내 병원과 약국에서는 두가지 약을 함께 처방한 일이 거의 없었을 것" 이라고 주장했다. 바이콜 회수 결정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97년부터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바이콜의 부작용을 최근 밝혀낸데 따른 것.

◇ 부작용=바이콜의 부작용은 근육세포가 붕괴되는 횡문근변성(橫紋筋變性)이다. 고단위로 복용하거나 노인이 복용할 경우, 특히 젬피브로질과 함께 복용하면 부작용이 더욱 심한 것으로 보고됐다. 사망한 31명 중 12명은 젬피브로질을 함께 먹은 환자였다.

횡문근변성은 근육세포가 분해돼 혈관으로 들어가 혈류를 타고 돌다가 신장을 손상시키는 독성효과를 일으키는 것이다.

근육통.무력증.압통(壓痛).고열.구토.권태감.흑뇨(黑尿)등이 수반된다.

FDA는 사망한 사람들이 대부분 장딴지와 허리 아래쪽 근육이 붕괴됐다고 밝히고 심하면 신장 등 여러 장기의 기능이 마비되면서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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