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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강행' 전공의들 "목적은 하나다, 정책 철회 협의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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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지속 방침을 밝힌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가 30일 밤늦게 입장문을 내고 “우리의 목적은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라며 정부에 의대정원 확대 추진 등의 정책을 철회하라고 다시 한번 촉구했다. “투표 결과를 뒤집기까지 해 휴진을 강행하겠다는 결정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정부 입장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30일 밤 늦게 입장문 올려 "임시방편 사태 수습에 진정성 의심" #투표 결과에 “절차적 문제 없어”

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29일 오후 10시부터 개회된 비상대책회의 결과를 밝힌다”며 이 같은 입장문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입장문에서 대전협은 “한정애 국회 보건복지위원장과의 간담회에서 의대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관련 모든 법안에 대한 처리를 중단할 것을 약속받았다”며 “반면 원점에서 재논의를 명문화할 수 없다고 고수하는 정부의 입장에 강력한 의문을 가진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의료계를 분노하게 한 의료 정책의 철회 없이, 모든 원인을 제공한 근본적인 문제 해결 없이 임시방편으로 사태를 수습하고자 하는 모습은 이 정부가 얘기하는 진정성을 의심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19일 오후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보건복지부-대한의사협회 긴급 간담회에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왼쪽)이 박지현 전공의협회장과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19일 오후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보건복지부-대한의사협회 긴급 간담회에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왼쪽)이 박지현 전공의협회장과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정책 철회를 재차 강조했다. 대전협은 “우리의 목적은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라며 “의대정원 확대 추진 및 지역 의무복무 관련 법안과 공공의대 설립 정책에 대한 ‘원점 재논의’를 위해 정책의 ‘철회’를 정부와 협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간 정부는 여러 차례 의료계와 대화하면서도 정책을 백지화하는 데엔 난색을 보여왔다. “정부가 정책을 철회하는 것은 다른 모든 이해관계 집단과의 논의 결과를 무시하는 것”이라면서다.

박지현 대전협 회장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정부는 어떤 약속도 하지 않은 채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며 “저희의 요구는 잘못된 정책을 폐기하고 다시 논의하자는 것 하나밖에 없다. 이것이 되면 언제든 파업을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와 의료계 원로 등이 중재에 나서고 있는 데 대해서도 “정부가 사과표명 등의 입장을 밝히지 않는 상황에서 사태 수습을 위해 전공의 달래기 식으로 다른 사람들이 보증서겠다는 것과 같다”며 “당사자가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주변 사람이 꼼수를 부리는 것에 불과하다. A를 요구하는데 B, C를 주면서 그만하라고 하기 때문에 파업을 중단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협은 정부가 “1차 투표에서 파업 지속 추진이 부결됐던 투표 결과를 뒤집었다”고 표현한 데 대해서도 반박했다. 1차 투표 안건이 ‘합의문을 채택하고 단체행동을 중단할 것을 범투위에 상정한다’였으며 찬성과 반대 어느 쪽도 과반을 넘지 못해 안건이 폐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전협은 “파업 유지에 대한 찬성이 절반에 이르지 못해 부결됐음에도 무리하게 재투표에 부쳤다는 정부 측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의결 과정에서 절차상 문제가 없었다”고 분명히 밝혔다.

이후 대의원 의견수렴 과정이 불충분했다는 의견이 있어 찬반 논의 끝에 ‘합의문 채택 및 단체행동을 중단한다’는 안건을 다시 상정했고 이를 투표에 부친 결과 반대 134표(찬성 39표, 기권 13표)로 단체행동을 중단하는 데 반대 의견이 과반 이상으로 우세해 가결됐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투쟁을 계속하기로 결정한 것이 비대위 다수 의견을 묵살한 결과이며, 이에 반발해 비대위 일부가 사퇴했다는 데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박지현 회장은 “일부 전공의 대표가 사퇴 의사를 밝힌 건 대의원 자격을 상실했기 때문”이라며 “마치 저 혼자 투쟁을 강행해 위원들이 줄사퇴한 것처럼 보도된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7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전공의들이 집회를 벌이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이날 오전 7시부터 8일 오전 7시까지 24시간동안 모든 전공의의 업무를 중단하고 파업에 돌입했다. 장진영 기자

7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전공의들이 집회를 벌이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이날 오전 7시부터 8일 오전 7시까지 24시간동안 모든 전공의의 업무를 중단하고 파업에 돌입했다. 장진영 기자

대전협은 그러면서도 대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대전협은 “1만6000 전공의들은 하루라도 빨리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이 병원과 스승님들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정부의 진실된 태도와 대화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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