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 교육에 대한 학부모의 가장 큰 염려 가운데 하나는 아이들이 인터넷을 ‘당당하게’ 사용할 수 있는 명분을 가지게 되었다는 점이다.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는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멀리해야 한다"는 명제는 이제 옛말이 됐다. 오히려 요즘과 같은 언택트(Untact; 비대면) 시대에는 학습을 위해 인터넷, 스마트폰을 어떻게 지혜롭게 활용할지 고민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떤 앱을 사용해야 우리 아이들의 수학적 사고와 창의성 발달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코로나이후 스마트폰 교육 활용도 커져 #무료앱 지오지브라에 수학 자료 다양 #'인수분해' '미분' '적분' 등 한국어 지원
무료 수학 공부 어플, 지오지브라
아이들이 수학 그래프를 스스로 그려보고 도형을 작도할 수 있는 앱으로 지오지브라(GeoGebra)가 있다. 지오지브라 앱은 누구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으며 초, 중,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수학뿐만 아니라 대학교 학부 과정의 수학까지도 다룰 수 있다. 또한 지오지브라 웹사이트(www.geogebra.org)를 방문하면 지오지브라로 만들어진 다양한 수학 학습 자료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지오지브라는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전 세계의 약 200여 국가의 교육 현장에서 수학 교육을 위해 활용되고 있다.
아이들의 수학 공부에 이 앱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 예를 들어 다항식의 인수분해를 공부하는 학생은 지오지브라 앱을 이용해 자신의 답과 지오지브라의 계산 결과를 비교해 볼 수 있다. 이 앱의 특징은 한국어 명령도 가능하다는 점이다. 인수분해를 의미하는 영어 명령어인 ‘Factor’ 대신 한글 명령인 ‘인수분해’를 사용할 수 있다. 미분, 적분을 위해서도 ‘미분’, ‘적분’과 같은 한글 명령어를 사용하여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학생들은 지오지브라의 한글 명령을 이용하여 어려운 수학 개념도 미리 체험해 볼 수 있다.
또 지오지브라 3차원 계산기 앱을 사용하면 학생들이 입체 도형을 가지고 마음껏 수학을 탐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손가락 터치만으로 다각뿔을 만들고 전개도를 펼쳐보거나 도형을 회전시켜 회전체를 만들 수 있다. 이러한 활동으로 학생은 자신이 탐구하고 싶은 입체 도형을 다양한 각도에서 관찰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수학적 사고력과 창의성이 자라난다.
수학 공부법도 언택트 시대에 맞춰 진화해야 한다. 예전처럼 수학 문제집을 붙들고 기나긴 풀이 과정을 쓰는 공부 방법을 벗어나야 한다. 이 시대 학생들은 수학 개념을 눈으로 보고 느끼고 이해하면서 ‘수학하는 재미’를 알아가야 한다. 또한 인공지능 시대로 나아가는 시기인 만큼 수학적 사고는 ‘놀이와 같이’ 자연스럽게 체득하는 게 좋다.
지오지브라 같은 앱을 잘 활용한다면, 학생들의 수학에 대한 사고 역시 바뀌게 될 것이다. 수학을 머리로 이해하는 것 이상으로 마음으로도 느낄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복잡한 기호의 나열이 아닌, 생생하게 살아있는 과목으로, 수학이 이런 과목으로 느껴지게 될 것이다.
최경식 교사는 경기북과학고, 세종국제고를 거쳐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에서 교사로 재직 중이며, 한국교원대학교에서 융합교육교수법을 강의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수학교육과를 졸업하고 한국교원대학교 과학교육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