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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에듀]AI 시대 지배자 되고 싶나, 확률·통계 도사 돼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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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요즘 학생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콴다”라는 앱이 있다. 이 앱에서 모르는 문제의 사진을 찍으면 자동으로 정답과 풀이를 제시해준다. 인공지능이 탑재된 덕분이다. ‘콴다’가 놀라운 건 수능/모의고사 기출문제뿐 아니라 시중의 나온 여러 문제집의 문제 풀이까지 보여준다는 점이다. ‘콴다’ 같은 인공지능 학습 앱을 쓰다 보면 여러 생각이 떠오른다. 미래엔 인공지능이 수학 문제를 모두 풀어주니, 수학 공부를 안 해도 되지 않을까?

그러나 많은 전문가는 인공지능 시대가 오더라도 인간의 역할은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수학을 비롯한 기초 학문은 그 중요도가 더욱 커진다고 한다. AI의 데이터 수집 및 처리 능력은 인간보다 월등히 높다. 하지만 보다 효율적인 AI를 개발하고, 이미 개발된 AI를 각 분야에 적용하도록 최적화하는 건 수학적 사고를 갖춘 인간의 통찰력이다.

교육부 역시 이러한 흐름에 발을 맞추고 있다. 지난 5월 발표한 수학 교육 종합계획(2020∼2024) 첫머리엔 “인공지능(AI), 데이터 사이언스 등 미래 첨단기술의 주요 기저로 수학이 활용됨에 따라, 수학교육의 강화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증대됐다”고 밝힌다. AI 시대에 대처하기 위한 각종 수학 교육 정책을 담았다는 뜻이다.

AI가 방정식, 함수 기반의 수학적 사고를 기반으로 개발되기도 하지만, 인공지능 시대에서 이전보다 중요해진 수학 단원은 '확률'과 '통계'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 자동차의 인공지능은 차선, 신호등 같은 주변 상황을 인식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무수히 많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학습한 후 확률적인 계산을 하여 판단을 내린다. 실시간 음성 통역 인공지능이나 인공지능 진료 시스템 등도 마찬가지다.

최근엔 예전과 다르게 데이터가 숫자뿐 아니라 텍스트, 이미지, 영상, 음성 등의 다양한 형태로 구성되고 있다. 실시간으로 수집돼 그 양도 매우 많고 내용도 복잡하다. 데이터에 대한 감각을 어려서부터 키우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그렇다면 학생들은 이제 어떻게 수학 공부를 해야 할까? 중요한 건 교과서 공부를 넘어 실생활에서 한 주제를 정해놓고 데이터를 수집, 가공, 분석해 결과를 내 보는 훈련이다. 데이터에 대한 감각과 문제 해결 역량을 키우는 게 핵심이다. 이를 위해선 혼자 공부하는 것보다 인공지능과 관련된 여러 대회에 출전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통계청에서 매년 개최되는 전국통계 활용대회가 대표적이다. 준비 방법 및 수상작 등의 다양한 정보는 홈페이지에서 찾아볼 수 있다. 또 교내 지도 교사의 도움도 받을 수 있다.

프로그래밍 실력이 있는 중, 고등학생이라면 교육부 등 공공기관에서 주최하는 공공데이터 활용대회에 도전해 보는 것도 좋다. 요즘 유튜브, 포털 사이트 등에 데이터 수집, 분석하는 인공지능 시스템을 따라 만들어 볼 수 있는 동영상이 많아 대회 준비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2022년까지 AI 융합 교육 거점형 일반고와 AI 데이터 리터러시 모델학교를 각각 68개, 300개씩 운영하고 점차 그 수를 확대할 예정이다. 이를 비롯하여 교육부, 교육청에서는 AI 관련 다양한 교육활동을 계획하고 있으니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김호경 서울사대부고 교사

서울사대부고 교사. 17년차 베테랑 수학교사. 2020년 서울시 수학교육지원단. 2009 개정 고등학교, 2015 개정 중학교 수학교과서 집필에도 참여했다. 현재는 한국공학커뮤니케이션 연구회에서 학생들과 함께 자율주행자동차 AI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톡톡에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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