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유 3800t을 싣고 브라질로 향하다 인도양 섬나라 모리셔스에 좌초되었던 파나마 선적 일본 화물선 ‘와카시오’호의 뱃머리가 결국 수장됐다. 모리셔스 정부는 자국 해역에 좌초돼 기름 유출 피해를 일으킨 일본 선박을 해저에 가라앉히는 방법으로 사고 수습 마무리에 나섰다.
일본 아사히 신문은 25일 “모리셔스 정부에 따르면 예인선으로 좌초된 와카시오호의 잔해를 침몰시켰다”며 “앞으로 선체 후방 인양 작업과 선체에 묻은 기름 제거 작업을 펼칠 예정”이라고 전했다.
모리셔스 정부는 선체 앞부분을 두 척의 예인선이 약 15㎞ 떨어진 공해로 끌고가 구멍을 뚫어 수심 3200m 바닷속에 가라앉혔다고 알렸다. 또 프랑스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아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모리셔스 정부의 계획에 반발하고 있다.
이 단체에서 아프리카 지역을 담당하는 해피 캄불은 성명에서 “배를 침몰시키면 생물 다양성을 훼손할 위험이 있다”며 “또 엄청난 양의 중금속이 해양으로 번져 오염이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고 화물선 와카시오호의 선주인 나가시키키센(長鋪汽船)은 이날 오전 이번 사건에 대해 사과를 표명했으며, 선박 선장과 다른 선원은 해양 오염 행위로 체포됐다.
선주 측은 “기름 유출 사건으로 피해를 본 모리셔스 주민을 포함한 모든 분께 깊은 사과를 드린다”며 “승조원과 가족에 대해서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와카시오호는 지난달 25일 모리셔스 남동쪽 산호초 바다에서 좌초했으며, 이후 기름 유출이 시작돼 인근 산호와 물고기 등 해양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이에 따라 모리셔스는 국가 환경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대응에 나섰지만, 수습에 수십 년이 걸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에 따른 피해 규모가 더욱 커져 관광산업에 의존도가 높은 모리셔스에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