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국립의료원 "코로나 꺾였다" 세시간 뒤, 방대본은 "폭풍전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25일 전국으로 일파만파 확산, 방역당국이 초비상에 걸렸다. 폭염 경보가 발효된 이날 대전 서구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시민들을 검사한 뒤 냉풍기 앞에서 잠시 휴식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25일 전국으로 일파만파 확산, 방역당국이 초비상에 걸렸다. 폭염 경보가 발효된 이날 대전 서구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시민들을 검사한 뒤 냉풍기 앞에서 잠시 휴식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주영수 국립중앙의료원 코로나19 공동대응상황실장 “수도권 증가세가 꺾이지 않았나 추정한다.” (25일 오전 11시 코로나19 공동대응 상황실 및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기자회견 중)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 “전국 확산의 폭풍전야라고 판단하고 있다.” (25일 오후 2시10분 방대본 정례 브리핑 중)

신규 환자 관심 많은 상황서 나온 혼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증가세가 현재 정점을 찍은 건지, 아니면 앞으로 더 치솟을지 관심이다. 하지만 이를 놓고 국립중앙의료원과 중앙방역대책본부 측이 세 시간 여만에 상반된 입장을 밝혀 혼란이 일고 있다.

방대본 공식 통계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의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오르락내리락했다. 지난 19일(297명)에서 20일(288명)으로 주춤하더니 21일(324명)→22일(332명)→23일(397명)으로 확 늘었다. 이후 24일(266명) 25일(280명) 이틀간 200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환자 증가 추이는 관심이다. ‘거리두기’의 단계 격상기준과 밀접하기 때문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2단계가 시행 중인데, 3단계로 높여야 한다는 여론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25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연구동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동대응 상황실 및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기자회견에서 주영수 코로나19 공동대응 상황실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25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연구동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동대응 상황실 및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기자회견에서 주영수 코로나19 공동대응 상황실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립중앙의료원 측, "흐름상 23일이 피크였다" 

우선 국립중앙의료원 측은 상승세가 꺾인 것으로 판단했다. 중앙임상위 기자회견에 참석한 주영수 코로나19 공동대응상황 실장은 이날 오전 11시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흐름을 보면 지난 23일이 가장 피크(정점)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 실장은 “오늘 신규 확진자가 212명 수준(수도권 기준)으로 (최근과 비교해) 큰 증가세를 보이지는 않았다”며 “8월 14~15일 사회적으로 이완된 시기(에 발생한 감염이) 이틀 전까지 반영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광복절 연휴 때 이어진 감염이 잠복기를 거쳐 23일 397명으로 정점을 찍었다는 의미다.

주 실장은 “이후 거리두기 강화가 시작돼 그런 것(확진자 증가세가 주춤한 것)이 아닌지 전문가들이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이 25일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 브리핑실에서 코로나19 국내발생현황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이 25일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 브리핑실에서 코로나19 국내발생현황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방대본 측, "며칠 정도 상황으로 전망 안돼" 

하지만 3시간 뒤 이어진 방대본 정례 브리핑은 분위기가 달랐다. 권준욱 부본부장은 코로나19 신규 환자가 이틀 연속 200명대를 보이고 있는 것과 관련, “겉으로는 확진자 수가 정체된 것처럼 보인다”면서 “하지만 전국 확산의 폭풍전야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권 부본부장은 “지난주 초에 시작된 수도권의 거리두기의 영향이 얼마나 크게, 또 빨리 반영될 지 조금 더 지켜봐야 되는 상황”이라고 신중해 했다.

5월 이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5월 이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방대본 브리핑에서는 기자들이 주 실장의 발언을 인용해 질문을 했다. 한 기자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조심스럽지만, 상승 추세가 꺾인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고 물었다.

이에 권 부본부장은 “하루 이틀, 며칠 정도의 상황을 갖고 전체를 전망하기가 그렇게 쉽다거나 합리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상승추세가 꺾인 것 아니냐’고 묻는데, 지금은 폭발을 앞둔 상황”이라고 다시 한번 선을 그었다. 그는 이유로 2월 신천지 증거장막성전 교회 때나 5월 초 황금연휴 기간 유흥시설 발(發) 집단감염 때와 달리 지금도 감염원이 계속 생기고 있다면서다.

세종=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