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 여성 조기폐경 올수도

중앙일보

입력

담배를 피우는 여성은 폐경을 일찍 맞게 될 위험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의 조너선 틸리 박사는 의학전문지 '자연유전학'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담배연기속에 들어있는 독성 화학물질인 다환식방향족탄화수소(PAH)가 점진적으로 난소기능을 손상시켜 가임기간을 단축시킴으로써 조기폐경을 가져올 수 있다는 사실이 동물실험을 통해 확인되었다고 밝혔다.

틸리 박사는 쥐실험에서 PAH가 난소의 난자세포에 있는 수용체와 결합해 세포의 자살을 명령하는 유전자를 작동시키며 이 유전자의 명령에 따라 난자가 자연소멸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틸리 박사는 유전조작을 통해 세포소멸을 명령하는 유전자 또는 난자의 수용체를 쥐로부터 제거한뒤 PAH를 주입한 결과 난자는 아무런 영향을 받지않았다고 밝혔다.

틸리 박사는 또 사람의 난소조직을 채취해 쥐의 피하에 이식한뒤 PAH를 주입한 결과 3일만에 이식된 사람의 난소조직에서 난자가 죽고 세포가 소멸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 결과는 담배연기속의 PAH가 최소한 부분적으로는 미성숙 난자인 난모세포를 파괴하는 원인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틸리 박사는 말했다.

틸리 박사는 PAH는 장기간에 걸쳐 눈에 띠지않게 난자를 죽이기 때문에 '소리없는 살인자'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틸리 박사는 여자는 일정한 수의 난자를 가지고 태어나며 이 난자들은 성숙한뒤 배란기때 방출된다고 밝히고 따라서 여자가 PAH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난자가 성숙되기도 전에 죽으면서 조기폐경이 오게된다고 지적했다. 폐경은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에 나타나는 것이 보통이다.

PAH는 석탄의 불완전 연소때 또는 육류가 새까맣게 탈 때 형성되는 독소로서 타르, 일부 의약품, 플라스틱, 염료 등을 만드는데 이용되고 있다. (파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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