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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리복 입고 삼계탕 뼈 발라주기도…” 코로나 간호사 하소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입원한 일부 환자들의 지나친 요구와 행위로 의료진이 고충을 겪고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최원영 서울대병원 간호사는 24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사실 엄청 힘들게 일하시는데 그렇게 힘들게 고생하는 사람들한테 고맙다고 말은 못 할망정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하니까 너무 화가 났다”고 밝혔다. 그는 “중요한 물건을 전달해주거나 할 순 있지만 수시로 택배나 자장면 배달시키시는 분도 있다”면서 “놔뒀다가 줄 수 없으니까 울며 겨자 먹기로 가야 한다”고 코로나19 병동에서 일하는 동료의 사례를 들어 고충을 토로했다.

최 간호사는 “격리복을 입고 환자에게 삼계탕 뼈를 발라 준 의료진도 있었다”고도 전해다. 그는 “안 된다고 설득하는 시간이나 그냥 해주고 마는 시간이나 그게 그거니까 실랑이하다 지쳐서 울며 겨자 먹기로 해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그 시간 동안 다른 일을 못 하니까 업무가 마비된다”고 설명했다.

17일 오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내 코로나19 환자들이 입원해 있는 격리병동에서 의료진들이 환자들에게 향하고 있다. 뉴스1

17일 오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내 코로나19 환자들이 입원해 있는 격리병동에서 의료진들이 환자들에게 향하고 있다. 뉴스1

병실에서 유튜브 방송을 진행하는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거나 가둬놓고 학대한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의료진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이며 의료진을 지치게 만드는 것이 아닌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 사람들이 음모론 같은 걸 퍼뜨리는 걸 봤는데 일단 양성이나 음성이 바뀌는 건 원래 모든 검사가 100% 정확하지 않고 위양성이나 위음성이 나올 수도 있다”며 “그런 것을 두고 정부의 방역이나 치료시스템에 대한 음모론을 제기하는 식으로 국민에게 불신을 심어주는 건 오히려 지금 시국에는 더 안 좋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최 간호사는 마지막으로 “일반 환자를 10명 보는 것도 벅찬데 격리복을 입고 벗는 것을 반복하며 간호사 1명당 확진자를 10명씩 본다더라”며 “인력을 지원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병주 기자 moon.byung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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