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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최장수 총리 기록한 날, 정권 지지층도 "아베 신뢰" 4%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4일로 일본 '최장수' 총리 기록을 세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삼중고를 맞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부실 대응 비판에다 건강 이상설 확산, 설상가상으로 최악 수준의 지지율 성적표까지 받아들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19일 오후 사흘간의 여름 휴가를 마치고 관저로 출근하면서 자신의 건강상태와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19일 오후 사흘간의 여름 휴가를 마치고 관저로 출근하면서 자신의 건강상태와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교도통신에 따르면 지난 22∼23일 일본 유권자를 상대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36.0%로 집계됐다. 직전 조사인 지난달 17∼19일 조사 때보다 2.8% 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이는 아베 총리가 2012년 12월 재집권한 후 두 번째로 낮은 지지율이다. 아베 내각은 가케(加計)학원 수의학부 신설을 둘러싼 권력과 사학재단의 유착 의혹으로 2017년 한때 지지율이 35.8%까지 하락했다.

전날(23일) 마이니치신문 조사에서도 아베 내각에 대한 지지율은 34%로 그쳤고,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59%에 달했다. 해당 매체의 직전 조사인 7월 18일 지지율 32%보다 소폭 상승했지만 지난 6월 이후 다수 여론조사에서 30%대 횡보 양상을 보인다는 점에서 민심 이반이 굳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지층들 사이에서도 아베 총리의 리더십에 대한 신뢰도는 추락하고 있다. 교도통신 조사에서 아베 내각을 지지한다고 답한 이들 중에도 아베 총리를 신뢰한다고 답한 이들은 13.6%, 아베 총리에게 지도력이 있다고 평가한 이들은 4.3%에 불과했다. 지난 22일 마이니치신문이 휴대전화 조사를 통해 735명을 대상으로 차기 총리에 적합한 인사를 묻는 질문을 던졌을 때도 아베 총리를 꼽은 응답은 4위인 21명(3%)에 불과했다. 지난 6월 20일 같은 조사에서 아베 총리는 78명으로 2위를 차지했다.

아베 내각 지지율.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아베 내각 지지율.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아베 총리를 향한 부정적 여론은 코로나19 부실 대응 논란이 결정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교도통신 조사에서 ‘정부의 코로나19 대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58.4%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응답 34.0%를 크게 웃돌았다.

최근 불거진 건강 이상설도 지지율 하락의 요인으로 지목된다. 마이니치신문이 22일 조사에서 아베 총리의 '건강 불안'을 전제로 총리직을 계속 수행해야 하느냐고 묻자 응답자의 약 26%는 ‘즉각 사임해야 한다’, 24%는 ‘연내 사임해야 한다’고 답했다. ‘가능한 오랫동안 계속해야 한다’는 23%, ‘내년까지 계속해야 한다’는 26%였다.

교도통신은 “경제 목표를 이루지 못한 상황에서 코로나19 대응 비판, 건강 이상설까지 겹쳐 정권 운영에 역풍을 맞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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