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 외국음식으로 찜통 더위 '싸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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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에 내의를 적시는 찜통더위도 살얼음이 동동 뜬 냉면 앞에선 기를 펴지 못한다.

밤잠을 설치게 만드는 열대야도 시원한 오미자냉차 한 모금이면 한 걸음 물러설 수밖에 없다. 이처럼 우리 음식 중에는 아무리 극성스러운 한여름 더위도 단숨에 제압하는 여름철 별식이 있다.

뜨거운 태양이 작열하는 지구촌 다른 나라에는 이런 음식이 없을까. 강지영.노영희.고형욱씨 등 식도락가 세 사람에게 그동안 맛본 음식 중 더위를 달래기 좋은 외국요리를 소개받았다.

음식평론가인 강지영씨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수프라면 의레 뜨거운 것을 떠올리는데 여름철에 먹는 차가운 수프도 있다" 며 "열정적인 스페인 사람들의 가슴을 달래주는 '가스파초(gazpacho)' 가 대표적" 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가스파초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역의 서민들이 즐겨 먹던 것으로 현재는 남미와 유럽 등지에서도 인기를 모으는 냉수프" 라고 설명했다.

● 스페인 가스파초: 야채로 만든 차가운 수프

베트남 월남쌈: 다양한 재료로 만든 보양식

이탈리아 티라미수: 케이크·아이스크림을 동시에

가스파초는 토마토.오이.양파.피망 등 야채를 빵가루.허브와 함께 갈아 차갑게 식히거나 얼음을 넣어 만든 것으로 빵이나 피자와 곁들여 먹기도 한다.

강씨는 "싱싱한 야채들이 아삭거리는 싱그러움과 입안 전체에 퍼지는 차가움이 여름 더위를 달래기에 모자람이 없다" 고 말했다.

테이블 코디네이터로 동.서양요리를 두루 섭렵한 노영희씨는 더운 나라인 베트남에서 쉽게 만들어 즐기는 '라이스 페이퍼롤(rice-paperroll)' , 일명 월남쌈을 추천했다.

노씨는 "날씨가 더우면 요리하기도 귀찮은데 더운 재료를 미리 준비해두었다가 해먹는 편리함이 있다" 며 "영양소를 골고루 갖춘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므로 땀으로 빠져나간 영양을 보충하는데도 제격" 이라고 설명했다.

또 "특히 부드럽고 쫄깃거리는 라이스 페이퍼 안에 식구들의 기호에 맞춰 재료를 마음대로 바꿀 수 있으므로 개성있는 자신의 맛을 창조하는 재미도 있다" 고 덧붙였다.

푸드 칼럼니스트인 고형욱씨는 이탈리아 음식의 대표적인 디저트인 티라미수를 차갑게 만든 '아이스 티라미수(ice-tiramisu)' 를 꼽았다.

고씨는 "아이스 티라미수는 케이크 자체의 부드러움에 아이스크림 같은 달콤함과 시원함이 감미롭다" 며 "뿐만 아니라 코코아.마스카르포네 치즈.에스프레소 커피의 강한 자극이 몸의 원기를 왕성하게 해준다" 고 말했다.

<가스파초>

▶재료=토마토 4∼5개,양파 1/2개,오이 1개,빨간 피망 1개,마늘 1쪽,식빵 2장,올리브유 4큰술,식초 2큰술,소금 ·후춧가루 약간씩,생수 1/2컵,달걀 완숙으로 삶은 것 1개

▶만드는 법
①토마토는 열십자로 칼집을 넣어 끓는 물에 10초 담갔다가 건져 얼음물에 담가 껍질을 벗기고 길이로 8등분 해서 씨를 발라낸다.
②양파는 채 썰고,오이는 껍질을 벗기고 길이로 반을 잘라 씨를 빼고 잘게 썬다.
③피망도 반을 갈라 씨를 빼고 2㎝크기로 썬다.
④식빵은 모서리를 잘라내고 1㎝크기로 자른다.
⑤믹서기에 토마토 ·양파 ·피망 ·마늘을 넣고 갈다가 식빵과 올리브유를 갈아 체에 거른다.
⑥식초와 생수를 섞어서 냉장고에 최소한 2시간 정도 두었다가 그릇에 담고 위에 달걀 다진 것을 얹어 낸다.

<라이스 페이퍼롤(월남쌈)>

▶재료=라이스 페이퍼 16장,새우(중간 크기)16마리,대파잎 1대분,레몬 1쪽,숙주 1백g,삼겹살 얇게 썬 것 1백50g,화이트와인 1/2컵,실파 1줌,허브(민트)1팩,찍음장(피시소스 또는 액젓 2큰술,청양 고추 다진 것 1큰술,홍고추 다진 것 1큰술,파인애플 다진 것 1큰술,설탕 1큰술,식초 1∼2큰술)또는 겨자소스

▶만드는 법
①새우는 등쪽의 내장을 빼고 배쪽의 살과 껍데기 사이에 꼬치를 꽂는다.그래야 삶았을 때 꼬부라지지 않는다.
②냄비에 새우,대파잎,레몬을 담고 물을 부어서 삶는다.삶은 새우를 식혀서 머리를 떼고 껍데기를 벗긴다.
③숙주는 머리와 꼬리를 떼고 씻어서 물기를 뺀다.실파는 다듬어 씻어서 10cm 길이로 썬다.
④민트는 한 잎씩 떼어 씻어서 물기를 턴다.
⑤물(1컵) ·대파잎 ·화이트와인을 붓고 끓인 냄비에 삼겹살을 한 장씩 삶아 건진 뒤 얼음물에 담가 식혀 건져서 물기를 걷는다.
⑥라이스 페이퍼는 따뜻한 물에 한 장씩 담가 물기를 걷고 준비된 숙주 ·실파 ·새우,삼겹살 ·민트 등을 넣고 돌돌 만다.양상추 ·오이 ·사과 등 다른 과일이나 야채를 준비해 곁들여도 좋다.
⑦찍음장을 만들어 라이스 페이퍼롤과 함께 낸다.

<아이스 티라미수>

▶재료=마스카르포네치즈 2백50g(1통),설탕 60g,달걀 노른자 2개,생크림 1컵,럼주 1큰술,카스테라 또는 스펀지케이크 1개,에스프레소 커피 1컵(또는 끓는 물 1컵에 인스턴트커피 4큰술),코코아 분말 약간

▶만드는 법
①마스카르포네치즈를 볼에 넣고 거품기로 저어서 부드럽게 한 다음,설탕 ·달걀 노른자 ·럼주를 차례로 넣고 거품기로 저어서 섞는다.
②생크림은 냉장고에 넣어 차게 식힌 것을 물기가 없는 볼에 담아서 거품을 내 ①과 섞는다.
③에스프레소 커피를 만들거나 끓는 물에 인스턴트커피를 넣고 푼다.
④카스텔라나 스펀지케이크는 노릇한 부분을 잘라내고 5㎜두께로 썰어서 틀로 찍는다.1개에 두 장씩.
⑤밑이 뚫린 틀에 케이크를 깔고 솔로 커피액을 충분히 바른 다음 ②의 크림을 얹고,다시 케이크를 얹고 커피액을 바른 뒤 크림을 얹어서 탁탁 쳐서 윗면을 평평하게 만든 후 냉동실에 넣어 얼린다.
⑥틀 가장자리에 뜨거운 물수건을 대서 틀에서 뺀 다음 위에 코코아 분말을 듬뿍 뿌려서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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