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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전당대회 강행…김부겸측 "이낙연 쫓을 기회 사라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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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후보 자가격리 여파로 연기론이 제기됐던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오는 29일 그대로 치러지게 됐다. 장철민 민주당 전국대의원대회준비위원회 대변인은 21일 브리핑을 통해 “당장 3일 후인 24일부터 권리당원 재외국민 투표가 시작되는 만큼 29일 전당대회 일정을 그대로 진행키로 의결했다”며 “일정을 변경할 경우 당원과 국민의 신뢰를 저하하고 불필요한 혼란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31일 자가격리가 해제되는 이 후보가 오프라인 일정에 참여할 수 없더라도 그대로 방송토론회와 수도권 연설회 등을 온라인으로 진행하겠다는 의미다.

전준위가 전당대회를 연기할 수 없다고 판단한 이유는 ▶코로나19 사태 악화 ▶온라인 플랫폼 활용 ▶일정의 급박함 등이다. 안규백 전준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전준위는 그간 ‘온라인 전당대회’라는 컨셉을 잡고 비대면·온라인을 활용한 선거 일정을 준비해왔다”며 “전당대회를 연기할 경우 민주당이 구축한 ‘온라인 플랫폼 정당’ 시스템을 스스로 부인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에 선거 일정 참여에 대해선 “자가격리 중이긴 하지만 음성 판정이 나온 만큼 (사전녹화 등) 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장비를 집에 설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전국대의원대회준비위원장은 21일 회의를 갖고 전당대회를 예정대로 진행키로 결정했다. [연합뉴스]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전국대의원대회준비위원장은 21일 회의를 갖고 전당대회를 예정대로 진행키로 결정했다. [연합뉴스]

이 후보의 자가격리로 이미 취소된 선거운동 일정 등에 대해선 보완 장치를 마련키로 했다. 전날(20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일정 자체가 취소된 TV토론회에 대해선 민주당 유튜브 채널인 ‘씀TV’를 활용해 토론회를 다시 열고,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당원들에게 안내 문자를 보내는 등의 방법이 거론된다. 또 27일로 예정된 KBS 전국방송토론회는 일정을 이틀 당겨 25일 화상회의 방식으로 진행키로 했다.

'이낙연 대세론' 굳어지나

민주당은 이낙연 당 대표 후보의 자가격리에도 전당대회 일정을 강행키로 결정했다. "선거 일정 중지"를 요청했던 김부겸 후보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연합뉴스]

민주당은 이낙연 당 대표 후보의 자가격리에도 전당대회 일정을 강행키로 결정했다. "선거 일정 중지"를 요청했던 김부겸 후보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연합뉴스]

전당대회 일정 강행 방침으로 당권 후보들은 희비가 엇갈렸다. 특히 지난 20일 “당 대표에 도전하는 세 후보 모두 공평하게 자신을 알릴 기회를 부여받아야 한다”며 선거 일정 중지를 요청했던 김부겸 후보 측은 난감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열세로 시작해 반전이 필요했던 김 후보 입장에선 이미 진행돼 온 언택트 방식 자체가 기울어진 운동장이나 같았다. 그런데 남은 일정마저 100% 비대면으로 진행되면 오프라인 스킨십과 대중연설 등 김 후보의 강점을 발휘할 기회가 완전히 사라지기 때문이다. 김 후보 캠프 관계자는 “비대면 중심의 ‘반쪽 선거일정’으로 이낙연 후보를 뒤쫓아 막판 스퍼트를 내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반면 이 후보 측은 ‘전당대회 연기’라는 변수가 사라진 만큼 대세론 수성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당대회 초반 '7개월 당 대표 불가론' 공격을 받았던 이 후보 캠프에선 전당대회가 연기될 경우 당 대표의 임기가 더 줄어든다는 점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각 후보의 유불리를 떠나 전당대회를 연기하는 것은 당에 이로운 결정이 아니다”라며 “자가격리로 제한된 여건 속 선거 운동을 벌여야 하지만 다른 후보들 역시 코로나19로 움직임이 제한되는 만큼 모두가 동일한 조건에 놓여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애초 온라인 홍보에 강점을 지녔던 박주민 후보는 막판 스퍼트를 내는 분위기다. 지난 20일 TV 토론회가 취소되자 유튜브를 통한 ‘나홀로 토론회’를 여는 한편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공격적으로 현안 발언을 하는 식이다. 21일 오후엔 코로나19 수도권 확산의 원인으로 지목된 8·15 집회와 관련 주최자 중 한 명인 민경욱 전 미래통합당 의원을 검찰에 고발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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