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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란광고만 오더라' 중국 OO사이트 가입했다가..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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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93년생 샤밍(夏茗)은 첫 남자친구와 헤어진 지 5년이 되었지만, 아직도 누구와 연애할 마음은 없다. 그러니 결혼 생각은 더더욱이 없다. 곁에서 지켜보는 부모만 애가 탄다.

샤밍의 경우와 같이 혼자 사는 싱글족, 2018년에 이미 2억 명을 넘어섰다. 결혼율도 해마다 떨어지고 있다. 실제로, 90년대 이후, 00년대 출생으로 대표되는 신세대의 경우, 결혼관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모두가 그럴까? 싱글족의 절반 "외로워 죽겠다"

싱글인구가 증가한다고 해서 누구나 다 연애와 결혼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92년생의 왕청(王诚)은 오히려 결혼을 서두르고 싶어하는 쪽이다.

지광 빅데이터(极光大数据)가 발표한 '2019세 싱글 그룹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싱글족의 47%는 솔로 탈출을 하고 싶어하고, 8%는 싱글을 유지하고 싶어한다. 솔로 탈출을 원하는 너무나 원하는 비율도 34%나 된다.

[출처 후슈왕]

[출처 후슈왕]

근데 이거 사이트 왜 이래?

이런 바램으로 왕청은 이미 여러 결혼정보사이트를 거쳤다. 하지만 하나같이 '구시대의 산물' 처럼 여겨졌다. 왜 그럴까?

일단 결혼정보사이트의 홈페이지가 매우 낡아서, 사용해보면 정말 별로라고 말한다. 고화질의 프로필 사진도 올려도 뭔가 선명하지 않고, 이마저도 너무 상업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고 했다. 광고도 너무 많다고 지적한다.

왕청이 중국 결혼정보사이트 바이허왕(百合网)에 가입한 첫날, 업체에서 끊임없이 전화가 울려댔다. 이유는 더 비싼 고급 서비스를 유도하기 위해서다. 뭔가를 하기도 전에 질려버린다. 이전에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상대방 정보 보기 무료 서비스는 아예 없어졌다.

가격도 만만치 않다. 바이허왕에 공식적으로 나와 있는 정보를 예로 들면, 다른 이용자들이 보내온 메시지를 보려면 먼저 수정(水晶)회원으로 가입해야 하는데, 1개월 요금은 199위안, 6개월 요금은 388위안이다. 사이트에서 추천하는 홍낭(红娘)서비스는 더 비싸다.  2298위안을 내면  6개월 동안 만남 10회, 2998위안을 내면 12개월 동안 20회, 4998위안을 내면 12개월간 48회까지 만남을 주선받을 수 있다.

바이허왕의 가격표 [출처 후슈왕]

바이허왕의 가격표 [출처 후슈왕]

광고도 많고 요금까지 비싼 결혼정보사이트가 중국 젊은이들에게 의미있을 리 없다. 이를 인지한 기존의 업체들도 실제로 젊은이들의 요구에 맞추어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예를 들어 바이허왕과 스지자위안(世纪佳缘)이 동영상 소개팅 기능을 선보였고, 소셜앱을 패러디한  '소개팅' 기능도 선보였다.

하지만 새로운 시도 속에서도 여전히 광고가 너무 빈번했다. "소개팅"기능의 경우, 사용자의 사진 밑에 광고가 있고, 화면을 넘겨도 또다른 광고가 튀어나와, 흡사 광고를 보는건지 정보를 보는건지 헷갈릴 정도였다.

[출처 베이궈왕]

[출처 베이궈왕]

가입했더니 왠 음란 광고만?

조금 더 젊은 감성을 위해 바이허자위안에서 젊은세대를 겨냥해 내놓은 화총(花丛)앱. 주로 23~27세의 싱글들을 대상으로 동영상 생방송을 이용한 만남이 주다. 화총앱은 비록 광고는 적었지만 또 다른 문제점이 있었다.

[출처 후슈왕]

[출처 후슈왕]

가입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여성 사용자로부터 여러건의 메시지를 받았다. 하지만 뜬금없는 '음란 구인 정보'였다. 이것은 분명 플랫폼 안에서의 정보 검토와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뜻했다. 또한 그 이면에는 사기같은 복병이 도사리고 있을지도 미지수였다.

높은 요금, 사기, 음란정보 등 결혼정보사이트의 여러 가지 문제로 외면받으며, 최근 중국 젊은세대들은 탄탄(探探), soul 같은 소개팅 어플이 새로운 선택지로 각광받고 있다. 무료기능이 현저히 적은 결혼정보사이트에 비해, 무료 기능이 많아지고, 추가 회원을 끌어오면 더 많은 부가기능을 사용할 수 있어 회원수는 단기간에 빠르게 늘어났다.

[출처 셔터스톡]

[출처 셔터스톡]

하지만 이 마저도 만남을 유도해 사기를 치거나, 음란물이 과도하게 늘어나면서 전통 결혼정보사이트의 전철을 고스란히 밟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되기도 한다.

이런 저런 이유 탓에 젊은층의 사랑을 받고 있는 소셜앱 루키들도 베개를 푹 베고 걱정 없이 즐기고 있는 것은 아니다. 사용자와 상업적 이익이 늘어나는 반면 함께 사기 예방, 개인 정보 보호 등 안전성에 대한 책임도 커지기 때문이다. 과연 중국 결혼정보 관련 업계가 어떻게 무너진 신뢰를 회복해 젊은이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차이나랩 이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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