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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있으매...LG는 추락하지 않는다

중앙일보

입력

프로야구 LG 트윈스 '캡틴' 김현수(32)가 팀의 고공행진을 이끌고 있다.

18일 KIA전에서 역전 끝내기 홈런으로 경기 끝내는 LG 김현수. [연합뉴스]

18일 KIA전에서 역전 끝내기 홈런으로 경기 끝내는 LG 김현수. [연합뉴스]

올 시즌 우승후보로 꼽힌 LG는 시즌 초반 2위에 오르면서 순조롭게 출발했다. 하지만 부상 선수가 속출하면서 지난달 초에는 6위까지 떨어졌다. 시즌을 치를수록 성적이 떨어지는 악몽이 재현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다시 한 계단씩 상승하더니 지난 16일 3위까지 올라갔다. 그 중심에는 전 경기에 나와 팀을 이끌고 있는 주장 김현수가 있다.

김현수는 18일 현재 타율 0.354·18홈런·74타점·장타율 0.591·출루율 0.407 등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는 5.24다. 홈런을 제외하고는 전부 팀내 1위다. 지난 5월 5일 두산 베어스와 개막전부터 단 하루도 타율 3할 미만으로 떨어진 적이 없다. 2018년 LG에 입단한 후, 가장 꾸준한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결승타는 10개로 팀에서 그를 따라올 자가 없다. 18일 서울 잠실 KIA 타이거즈전에서는 5-5으로 맞선 10회 말 끝내기 솔로포를 쏘아올렸다. 김현수의 생애 첫 끝내기 홈런이었다.

김현수는 LG 입단 첫 해에는 시즌 막판에 발목 부상으로 117경기만 소화했고, 지난해에는 시즌 초반 타율 1할대로 시작하며 고생했다. 올해는 개인 기록은 물론 팀이 흔들릴 때에도 굳건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13억원 고액연봉자 캡틴 역할을 완벽하게 해내고 있다. 류중일 LG 감독은 "현수가 팀의 주장으로서 팀도 이끌고, 후배도 챙기느라 고생하고 있다. 개인 성적도 좋은데 부상 없이 시즌을 잘 마쳤으면 좋겠다"고 했다.

지난 시즌부터 주장을 맡은 김현수는 '잔소리꾼'으로 불린다. 더그아웃에서 얼마나 쉴 새 없이 떠드는지 류 감독은 "경기 중에 김현수 진짜 말 많데이"라고 웃을 정도다. 동료, 후배들에게는 타격 기술, 훈련 태도 등에서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언급한다. 스스로 "다들 짜증 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지만, 선수들은 그런 김현수를 아주 잘 따르고 있다.

김현수가 먼저 잔소리한 내용들을 실천하기 때문이다. 지루한 웨이트 트레이닝 훈련도 앞장서서 하는 등 행동으로 보여준다. "돈을 많이 받는데 남들하고 똑같이 하면 안 된다"는 김현수의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 이유다. 김현수의 노력 덕에 개성이 강해 모래알 조직력 같다던 LG가 한층 끈끈해졌다. 김현수는 "LG 선수들이 날 잘 받아줬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래서 LG팬들은 이제 팀에서 3시즌째를 보내고 있는 김현수가 영구결번 되길 바라고 있다. 서울 라이벌 팀 두산에서만 10시즌을 뛰었는데도 말이다. 한 가지 더 바람이 있다면 포스트시즌에서도 잘하는 것이다. '타격기계'로 불리는 김현수가 포스트시즌에는 타율 2할대로 떨어졌다. 지난 시즌 키움 히어로즈와 준플레이오프에서도 4경기 타율 0.176으로 부진했다. 김현수도 "가을야구 때 잘하지 못해 많은 분이 우려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인정했다.

어느 시즌보다 꾸준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올 시즌이 포스트시즌 부진을 만회할 수 있는 적기다. 그는 "개인 기록은 하다 보면 좋은 시즌이 있고, 안 좋은 시즌이 있다. 나보다는 팀이 잘 되길 바란다. 우리 팀이 지금보다 높은 곳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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