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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좌우로 하는 칫솔질, 자면서 이갈이 … 치아가 시린 이유 있었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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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면

시린 이 오해와 진실
시린 이(민감성 치아, Hypersensitive Tooth)는 방심이 키우는 병이다. 치과 환자의 절반이 증상을 경험하지만 정확한 예방·관리법을 아는 경우는 드물다. ‘충치도 없는데 이가 시리다’ ‘하루 세 번 칫솔질해도 증상이 지속한다’며 고민하는 환자가 적지 않다. 시린 이는 생활습관만 개선해도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 시린 이에 관한 오해와 진실을 짚어본다.

이가 시릴 땐 치아 손상 부위를 메꾸거나 칫솔질·식습관 등을 개선하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이가 시릴 땐 치아 손상 부위를 메꾸거나 칫솔질·식습관 등을 개선하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충치 없어도 이 시릴 수 있다?

치아는 겉에서부터 단단한 법랑질과 부드러운 상아질, 신경(치수)으로 구성돼 있다. 법랑질이 손상되면 신경과 맞닿은 상아질이 노출돼 열과 압력, 충격에 민감해지는데 이를 통상 ‘시린 이’라 부른다. 법랑질은 충치·잇몸병을 비롯해 식습관·칫솔질 등 다양한 이유로 깨지거나 파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충치 등 세균으로 인한 화학적 손상보다 잘못된 생활습관에 따른 물리적 손상이 시린 이의 원인인 경우가 더 많다.

칫솔질은 올바른 방향이 있다?

치아 표면은 잇몸 아래(백악질)가 위(법랑질)보다 성질이 무르다. 노화·잇몸병 등으로 잇몸이 벌어지면 치경부(치아와 잇몸 사이의 경계)와 백악질이 드러나는데, 이곳이 닳는 치경부마모증은 시린 이의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치아를 좌우로 문지르듯 닦으면 강한 마찰력으로 인해 치경부마모증이 발생·악화할 위험이 커진다. 손목을 사용해 위아래로 쓸어내리듯 이를 닦고 칫솔은 모가 뻣뻣한 것보다 부드러운 미세모를 사용해야 치아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스케일링 후 생긴 부작용이다?

스케일링을 받은 뒤 이가 시린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치아와 잇몸 사이 치석이 제거되면 치경부가 노출돼 외부 자극에 더욱 민감해지기 때문이다. 치료 후 2주가량 지나면 잇몸이 차오르면서 시린 증상도 자연히 사라진다. 스케일링을 정기적으로 받으면 치석이 덜 쌓여 증상 지속 기간이 짧아지고 아예 나타나지 않기도 한다. 치석은 세균의 서식처로 방치할 경우 잇몸병이 진행해 오히려 시린 이 증상이 심해진다. 1년에 1~2회 정기적으로 스케일링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용 치약은 한 번 쓰면 된다?

시린 이 전용 치약은 치아 표면을 코팅하듯 감싸 신경 자극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일반 치약처럼 미백 효과를 위한 연마제가 포함돼 있지 않아 이를 닦을 때 치아가 마모될 가능성도 작다. 다만 치아에 보호막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2~4주간 꾸준히 사용해야 한다. 연마제가 없는 만큼 칫솔질도 더 오래, 꼼꼼히 해야 한다.

이갈이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치아가 맞물리는 힘(교합력)이 강하면 치아 균열·마모 등으로 시린 이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한쪽으로만 음식을 씹거나 견과류 등 단단한 식품을 즐기는 사람, 수면 중 이를 가는 사람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 특히 심한 이갈이는 의식적으로 조절하기 어려운 만큼 잠잘 때 마우스피스처럼 생긴 ‘스플린트’를 착용해 관리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신경 치료는 꼭 해야 한다?

시린 이는 초기 시린 이 전용 치약과 지각과민처치제로 증상을 관리하면서 칫솔질·식습관 개선 등으로 자극을 줄이면 자연히 개선되는 경우가 많다. 치아가 깨지거나 마모될 경우에는 각각 크라운과 레진·GI(Glass Ionomer)로 손상 부위를 메꿔 신경 자극을 줄일 수도 있다. 단, 충치가 심해 신경까지 염증이 퍼졌거나 치료를 해도 6개월 이상 증상이 지속하면 신경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치아에 구멍을 뚫고 신경을 제거·소독한 뒤 충전재로 채우고 크라운을 씌운다. 자연치아를 살리면서 주변 신경·잇몸 감염을 예방할 수 있어 임플란트보다 추천된다. 한 번에 30분~1시간씩, 3~4회 병원을 방문하면 치료가 끝난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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