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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근심 달래는 시집 두 권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699호 21면

당신은 언제 노래가 되지

당신은 언제 노래가 되지

당신은 언제 노래가 되지
허연 지음
문학과지성사

슬픔도 깊으면
힘이 세진다
전윤호 지음
북인

코로나 격리는 시를 부른다. 서정시를 읽어보면 어떻겠냐는 얘기다. 시인의 고통을 보며 내 앞의 근심을 잊을 수 있다. 싱싱한 시인의 언어가 감탄을 자아낸다.

슬픔도 깊으면 힘이 세진다

슬픔도 깊으면 힘이 세진다

허연 시인의 『당신은 언제 노래가 되지』는 시집 제목 때문인지 매끈한 노래를 연상시킨다. 이 시집의 화자들은 대체로 무책임하다. “빼다 박은 아이 따위 꿈꾸지” 말자며 사랑의 미래를 가로막거나(‘당신은 언제 노래가 되지’), 사랑이 식어 편안하다며 발을 뺀다. (‘이별은 선한 의식이다’) 그런데 왜 그런 걸까. 연민이 인다. ‘절창’ 같은 시가 절창 아닐까. 읽어보시길 권한다.

전윤호 시인의 『슬픔도 깊으면 힘에 세진다』는 좀 더 푸근한 세계다. 깨져서 아프고 버려져서 슬플지언정 그는 고향에 있다. ‘춘천역’ ‘안개곰’ 같은 시가 좋게 느껴진다. ‘샘밭에 시가 내린다’도 꼽아야겠다.

“떨어지자마자 사라질/ 작고 하얀 글자들이/ 무슨 미련이 남았는지/ 자꾸 내린다 쌓인다/ 신생아로 죽을 가엾은 시들/ 돌봐줄 겨울은 어디로 갔는지/ 시신을 만들며 트럭이 지나간다”. 이런 문장들이다. 

신준봉 전문기자/중앙컬처&라이프스타일랩 infor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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