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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감염 수도권만 최소 120명…30일까지 종교행사 제한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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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9호 11면

14일 폐쇄 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관계자들이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4일 폐쇄 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관계자들이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방역당국이 현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매우 엄중하며 수도권 대유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서울시와 경기도는 모든 종교시설에 대해 집합제한 명령을 내렸다.

교회 7곳에서 집단 발생 진행 #서울·경기 하루만에 2배 증가 #지역감염 135일만에 최다 기록 #대유행 우려에 도심 집회 금지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은 14일 오후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서울·경기에서 하루 만에 확진자가 2배로 증가할 정도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고, 연결고리가 밝혀지지 않은 비율도 13%를 넘는다”며 “수도권은 코로나19 대규모 집단유행으로 이어질 수 있는 엄중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 신규 환자는 해외유입 18명, 지역감염 85명으로 총 103명이다. 지역감염이 전체의 83%다. 지난달 25일 이라크 귀국 노동자 확진 영향으로 세 자릿수를 기록한 적이 있지만, 지역사회 감염으로 환자가 이렇게 많이 나온 건 신천지 대구교회 집단감염 여파로 대구와 경북 지역에서 코로나 환자가 꾸준히 발생하던 지난 4월 1일(101명) 이후 135일 만이다. 게다가 지역감염 85명 중 72명(85%)이 수도권에 집중됐다.

14일 당일에도 확진자는 급증했다. 서울시는 14일 0시 이후부터 오후 6시까지 새롭게 코로나19 확진자로 판명된 환자가 58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경기도에서는 이날 0시 이후부터 오후 5시 사이에 신규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는 62명으로 나타났다. 역대 최대다. 서울과 경기도에서 대규모 감염자가 발생한 것은 교회 감염에 따른 영향이 크다. 정 본부장은 “교회와 선교회를 포함해 7곳에서 대량 집단발생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모두 마스크 착용이 미흡했거나 식사, 소모임을 통한 밀접 환경이 조성돼 전파가 이뤄진 것으로 당국은 판단했다.

서울에서는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지난 12일 최초 확진자가 발생한 데 이어 감염자 수가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3일 11명에 이어 14일엔 18명이 추가로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이 확인됐다. 사랑제일교회와 관련된 확진자 수는 총 30명이다. 이 교회는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이 담임목사로 있는 곳이다.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지난 9일 비가 와서 건물 지하에서 집회를 했는데, 그 이후 환자들이 많이 나오고 있어 (감염 경로가) 집회 관련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방역 당국은 지난 13일 사랑제일교회를 폐쇄하고 1897명에 대한 검사를 진행 중이다. 신도 수만 1100명에 이르는 대형교회인 용인 우리제일교회와 관련된 확진자도 서울에서 이날 하루만 23명이 나왔다. 경기도에선 이 교회와 관련해 46명의 감염자가 추가돼, 경기도 내 우리제일교회 관련 감염자 수는 71명이 됐다.

서울시와 경기도는 15일부터 오는 30일까지 2주간 모든 교회, 사찰, 성당, 원불교 교당을 대상으로 집합제한 행정명령을 내렸다. 정규 예배·미사·법회 등을 제외한 종교시설 주관 대면모임과 음식 제공 및 단체식사가 금지된다. 전자출입명부 설치, 마스크 착용, 종교행사 전후 시설 소독도 필요하다.

특히 예배·미사·법회 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찬송가를 부르거나, 통성기도 등 큰소리로 말하는 것도 금지된다.

서울시는 또 집단감염이 발생한 사랑제일교회 소속 교인들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하는 ‘자유연대’의 주말 집회(16~17일)에 대해 집회 금지명령을 내렸다. 교회 측은 서울시의 집회 금지명령에도 불구하고 집회를 강행한다는 뜻을 내비친 상태다. 서울시는 이와는 별도로 광복절을 맞아 대규모 집회 신고를 한 24개 단체에 대해서도 집회금지 명령을 내린 바 있다. 정 본부장은 “방학과 휴가, 연휴, 대규모의 도심 집회 등으로 감염이 전국으로 확산할 수 있는 절박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정부 차원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은 이번 연휴에라도 발령을 검토하고 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이날 “아직 2단계 상향 요건이 충족되고 있지 않아 오늘 내일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면서도 “요건이 충족되면 연휴 기간 내라도 필요한 조치들이 취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2단계로 격상되면 클럽·유흥주점·노래방 같은 고위험시설은 운영을 중단해야 한다. 교회를 포함한 다중이용시설 대상으로는 마스크 착용이나 출입명부 작성 등 핵심방역 조치가 의무화된다.

김현예·최모란·황수연 기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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