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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감독조합, '82년생 김지영' 등 양성평등 한국영화 10편 선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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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영화 '82년생 김지영'이 올해 처음 개최된 '벡델초이스10'에 선정됐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82년생 김지영'이 올해 처음 개최된 '벡델초이스10'에 선정됐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첫째, 영화 속에 이름을 가진 여성 캐릭터가 최소 두 사람이 나올 것.

둘째, 이들이 서로 대화를 나눌 것.

셋째, 해당 대화 소재나 주제는 남자 캐릭터에 관한 것이 아닐 것.

영화의 양성평등을 가늠하는 지수로 널리 활용돼온 ‘벡델 테스트’의 항목이다. 남성이 장악한 세계 영화 속에서 여성이 얼마나 빈번하게, 주도적인 캐릭터로 등장하는지를 세 가지 잣대로 판단하는 지수로, 미국의 커밍아웃한 레즈비언 만화가 앨리슨 벡델이 1985년 고안한 이래 뜨거운 화두가 돼왔다. 최근 한국영화 중엔 어떤 작품이 합격점을 받았을까.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영화감독조합이 주관하는 ‘벡델데이 2020’이 다음 달 1~7일 ‘양성평등주간’에 앞서 벡델 테스트를 통과한 한국영화 ‘벡델초이스10’을 12일 선정, 발표했다.

지난해 1월부터 올 6월까지 개봉한 한국영화를 대상으로 민규동‧박현진‧임필성 감독, 배우 김보라, 이화정 영화평론가 등 심사위원 9인이 벡델 테스트를 바탕으로 양성평등과 영화 다양성 진작에 기여한 10편을 뽑은 것으로, ‘벌새’ ‘윤희에게’ ‘미성년’ 등 지난해 화제작부터 올해 개봉해 3만여 관객을 동원한 ‘야구소녀’ 등이 포함됐다.

지난해 1월부터 올 6월까지 개봉한 한국영화 중 양성평등과 다양성에 기여한 영화로 선정된 '벡델초이스 10' 목록. [사진 문화체육관광부]

지난해 1월부터 올 6월까지 개봉한 한국영화 중 양성평등과 다양성에 기여한 영화로 선정된 '벡델초이스 10' 목록. [사진 문화체육관광부]

또 양성평등 실현에 공헌한 부문별 영화인을 올해 처음 선정한 ‘벡델리안’에는 ‘벌새’의 김보라 감독, ‘미성년’의 연출‧각본을 겸한 배우 김윤석과 이보람 작가, ‘윤희에게’ 주연 배우 김희애, ‘우리집’ 제작사 아토ATO의 김지혜 대표가 호명됐다.

주최측은 “한국영화계를 되돌아보면 벡델 테스트를 충족하는 영화의 수가 사뭇 부족한 게 사실이지만 지난 몇 해 사이 영화를 양성평등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관객의 흐름이 뚜렷이 체감된다”면서 “이러한 관객 변화에 적극적으로 응하고 한국영화계가 관객의 기대를 더욱 민첩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독려하기 위해서”라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벡델데이 2020’은 양성평등주간에 처음 마련된 영화 관련 행사로, 올해는 양성평등주간 기간 벡델리안 선정자 등과 함께 심포지엄과 라운드테이블(비대면‧온라인중계) 행사도 진행된다. 한국영화 ‘벡델초이스10’과 영화인 ‘벡델리안’은 향후 매해 선정할 예정이다.

'벡델데이 2020' 포스터. [사진 문화체육관광부]

'벡델데이 2020' 포스터. [사진 문화체육관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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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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