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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서 실종된 소, 낙동강 따라 80㎞ 떨어진 밀양서 구조

중앙일보

입력

 폭우 속에 실종됐던 소가 강을 따라 수십㎞를 떠내려가다 극적으로 구출돼 주인 품으로 돌아가는 일이 연이어 벌어져 화제다.

11일 밀양 낙동강변에서 한우 1마리 발견 #확인 결과 8일 오전 합천군에서 실종 확인 #“낙동강 창녕·의령따라 떠내려 간 것 추정”

 경남 합천군에서는 지난 8일 폭우로 실종된 한우 1마리가 합천 황강과 낙동강을 따라 80㎞ 떨어진 밀양에서 사흘 만에 무사히 구조됐다.

 밀양시 등에 따르면 11일 오전 6시 30분쯤 밀양 하남읍 수산리 야촌마을 인근 낙동강 변에서 암소 한우 한 마리가 마을 주민에게 발견됐다. 마을 주민은 이 사실을 소방서에 신고했고, 소방서 측은 다시 밀양시에 소 발견 사실을 신고했다.

 주민 신고를 받고 출동한 밀양시 축산기술과 직원들은 현장에서 소의 귀에 붙어 있는 이표를 확인했다. 그 결과 이 소의 주인은 합천군 율곡면 기리에 거주하는 이모(58)씨로 확인됐다. 밀양시 측은 합천군 축산과에 연락해 확인작업을 거쳤고, 소를 데려갈 것을 요청했다.

사흘만에 구조된 한우. [사진 합천군]

사흘만에 구조된 한우. [사진 합천군]

 구조 당시 소는 배 쪽에 경미한 상처가 있었을 뿐 건강한 상태였다. 이 소는 황강변인 합천 율곡면과 낙동강 창녕·의령을 거쳐 80㎞ 하류인 낙동강 변 밀양 하남읍 수산리까지 떠내려간 것으로 추정됐다.

 합천군 축산과 측은 이날 오전 트럭을 동원해 소를 싣고 합천으로 옮긴 뒤 주인 이씨에게 인계했다. 한우 84마리를 키우던 이씨는 합천에 269.1㎜의 폭우가 내린 지난 7~9일 축사가 침수된 뒤 소 57마리만 구조하고, 19마리는 실종, 8마리는 폐사되는 피해를 봤다.

 이날 발견된 1마리는 실종된 19마리 가운데 하나다. 밀양시 관계자는 “실종된 지 사흘 만에 발견된 소를 무사히 소유주에게 인계해 다행”이라고 말했다. 소 주인 이씨는 “이번 폭우에 큰 피해를 봤다. 거친 황강과 낙동강을 뚫고 소가 살아남은 채 구조돼 놀랍다. 구조해준 관계자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한우 1마리는 보통 700만~800만원, 송아지는 450만원 정도 한다.

11일 합천군에서 떠내려온 한우를 구조한 밀양시 공무원과 주민. [사진 합천군]

11일 합천군에서 떠내려온 한우를 구조한 밀양시 공무원과 주민. [사진 합천군]

 섬진강 따라 60여㎞ 떠내려간 젖소, 이틀 만에 주인 품에

 앞서 지난 9일에는 전남 광양시 다압면 신원리 섬진강변에서 집중호우로 불어난 물에 60여㎞를 떠내려온 젖소 한 마리가 구출됐다. 광양시는 이 젖소의 귀표번호 조회를 통해 남원시 송동면의 한 농장에서 사육하고 있던 젖소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광양시는 남원시의 협조를 받아 10일 젖소를 농장주에게 인계했다. 이삼식 광양시 농업지원과장은 "먼거리를 헤엄쳐 광양까지 온 소가 건강한 상태로 농장주에게 인계돼 다행이다"면서 "집중호우로 피해가 극심한 농가들에 한줄기 희망을 주는 소식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집중호우로 불어난 섬진강 물에 60여km를 헤엄친 젖소 한 마리가 극적으로 구출돼 주인 품으로 돌아갔다.   사진은 주인 품으로 돌아간 젖소. [사진 광양시 제공]

집중호우로 불어난 섬진강 물에 60여km를 헤엄친 젖소 한 마리가 극적으로 구출돼 주인 품으로 돌아갔다. 사진은 주인 품으로 돌아간 젖소. [사진 광양시 제공]

 지난 10일에는 전남 구례읍 봉동리의 한 축산농가에서 사육하던 암소 1마리가 50여㎞ 떨어진 경남 하동에서 발견돼 구출되기도 했다.

밀양=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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