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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기·강원영서 16일까지 비… '49일 장마'는 '북극곰의 눈물'

중앙일보

입력

장마전선이 북쪽으로 올라간 10일 오전 서울 한강대교부근 노들섬에 물안개가 피어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장마전선이 북쪽으로 올라간 10일 오전 서울 한강대교부근 노들섬에 물안개가 피어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중부지역 장마가 11일로 49일째 이어지고 있다. 2013년의 49일과 나란히 역대 최장기간 장마 기록이다. 이번 장마는 이달 중순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서울·경기와 강원 영서의 경우 오는 16일까지 비가 올 것으로 예상한다. 내일부터는 최장 기간 장마 신기록을 하루하루 써나가게 된다.

기상청 중기 예보. [기상청 제공]

기상청 중기 예보. [기상청 제공]

마치 한반도 위에 비구름이 상주하는 듯하다. 실제로 지난 며칠간 한반도 상공엔 비구름이 갇혀 있었다. 지구 온난화와 이로 인한 북극의 이상 고온 현상이 그 원인이다.

지구 온난화의 영향은 위도가 높아질수록 커진다. 적도는 더 더워지지 않지만, 극지방으로 갈수록 영향이 크다. 북극의 이상 고온은 제트 기류에 영향을 미친다. 적도와 극지방의 에너지 차이가 줄어들면서 제트 기류가 약해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로 인해 북극의 차가운 공기가 중위도 지역까지 남하한다. 여기에 우랄산맥과 중국 북동부에서 만들어지는 온난 고기압에 의해 찬 공기가 중위도에 계속 공급되고 있다. 이 찬 공기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북상을 막는다.

평소 같으면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권에 들어가 폭염이 이어져야 하는 한반도 위에서 찬 공기와더운 공기가 세력을 겨루며 계속 비를 뿌리는 것이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북극곰의 눈물'이 비가 되어 한반도에 내리는 셈이다.

태풍도 비를 더하는 중요한 이유다. 제5호 태풍 '장미'는 전날 오후 2시 50분께 경남 통영 남동쪽 거제도 남단에 상륙하면서 일시적으로 비의 양과 강도가 증폭됐다.

중국에서는 제6호 태풍 '메칼라'가 발생했다. 태풍 메칼라는 우리나라를 지나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여기서 공급되는 수증기가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유입되면서 서해 상의비구름을 강하게 만들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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