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머티스성 관절염 원인규명 착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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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법은 물론 그 발병이유 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는 류머티스성 관절염(RA)의 기원과 원인에 대한 규명작업이 멕시코 연구진에 의해 추진되고 있다.

멕시코 HGR 병원 연구진은 의학전문지 `류머티스학 저널' 최신호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인류화석 등 고고학적 증거와 의학문제를 다룬 역사기록 등 다양한 자료들을 이용해 RA의 기원과 특징을 연구해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면서 앞으로 연구가 계속되면 RA 원인규명에 큰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우선 미 테네시강과 멕시코에서 발견된 수천년 된 아메리카 대륙 원주민들의 유골에서 RA의 흔적을 발견했다면서 이를 토대로 볼 때 19세기 경에 RA가 처음 발생했다는 기존의 이론과는 달리 RA가 이미 수천년 전부터 인류와 함께 해온 질병임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또 과거의 역사기록들을 살펴본 결과, 11세기 로마제국을 지배했던 콘스탄틴 4세가 RA에 걸렸던 것으로 추정되며 1782년 아이슬란드의 한 의사가 작성한 기록에는 당시 주로 40세 이상 여성들이 RA와 유사한 증상으로 고통받았다는 사실이 적혀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의학계에서는 논란에 불구, 지금까지 RA에 대한 정식기록이 처음 나오는 1800년대 초를 RA 최초 발생시기로 보아 왔다. 그러나 당시 인간의 평균 수명이 40살에도 미치지 못해 RA가 발생 건수 자체가 많지 않았다면서 RA는 그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있었던 질병이라고 연구진은 말했다.

연구진은 이와 함께 일부 전문가들이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RA가 전파됐다고 보고 있지만 RA가 수천년 동안 지구 여러 곳에서 발생했다는 점으로 볼 때 전염에 의해 전파됐을 가능성은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프란시스코 하비에르 아체베스-아빌라 박사는 'RA는 단일 원인이 아닌 환경적 요인과 유전적 요인의 상호작용을 통해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 분야의 계속적인 연구를 위해서는 많은 비용이 들뿐만 아니라 의학전문가는 물론 고고학자, 물리학자, 생물학자 등 각계 연구진 구성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비용과 노력은 많이 들겠지만 그 성과는 RA 원인규명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뉴욕=연합뉴스) 엄남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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