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 먹을 때 이런 말 많이 들어보셨지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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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일생을 살면서 "보약(補藥)"을 먹어보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한약을 복용하다보면 "돼지고기, 닭고기, 술, 그리고 무 등 특정 식품은 먹지 마시오"라는 말을 많이 듣게 되는데 왜 그럴까요?

이것은 질병에 따라 그 병에 잘 조화되고 도움이 되는 음식이 있는가 하면 병을 악화시키는 음식도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고혈압, 신장병에 짠 음식을 피하거나 당뇨병에 당분을 피하는 것이 좋다든지, 위장과 대장에 소화기 장애를 일으킬만한 음식은 금지하는 등이지요.

돼지고기는 먹지 말라

• 음(蔭)체질자(태음인, 소음인)인 경우는 돼지고기의 찬 성질로 인하여 설사를 일으킬 수 있다.
• 동물성 지방질에 많은 콜레스테롤이 동맥경화, 고혈압, 중풍 등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 더운약을 복용 시 돼지고기의 찬 성질이 약효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 염증성 질환을 앓고 있을 때 염증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 돼지고기의 지방성분으로 인하여 약이 위, 대장을 거쳐 소장에서의 흡수가 방해를 받기 때문이다.

닭고기도 먹지 말라

돼지고기와 비슷한 이치이며 돼지고기나 닭고기를 피하여 한약을 복용해야 될 경우가 많은 것은 아니나 될 수 있으면 한약의 복용 시에는 먹지 않는 게 약의 흡수를 이롭게 한다.

밀가루 음식도 안 된다

위장병을 앓고 있거나 위가 약한 사람은 소화기관에 무리를 줄 뿐 아니라 소화가 잘 안되어 약물의 흡수에 지장을 주기 때문이다.

녹두로 만든 음식은 절대 금물!

부자, 초오 등의 맹독성의 약물을 잘못 복용했을 때 이러한 약물의 제독작용 때문에 한약을 복용 시에는 녹두음식을 금한다.

맵고, 짠 음식과 커피, 콜라등의 자극성식품도 NO!

위장병을 앓고 있거나 장이 약한 사람에게 좋지 않다. 위 점막의 궤양을 유발시키거나 장의 운동을 저하시켜서 설사를 발생하게 하고 심지어 심한 복통을 일으키게 하는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무우는 숙지황이 든 한약과 먹으면 머리가 희어진다???

한약 중에 지황(生地黃, 乾地黃, 熟地黃)과는 서로 궁합이 맞지 않음으로서 약물의 효력을 저하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황이 들어간 약을 복용 할 때는 무(생무, 삶은 무우)를 먹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머리가 희어진다는 낭설도 있다는데...한마디로 아니올시다.

문헌에 보면 "地黃名卞 反葫蘿蔔根" 이라 되어 있는데, 해석하면 지황은 변이라 부르기도 하고 파나 무우와는 반대다.

이것 때문에 무우을 먹으면 흰머리가 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러나 이것은 과학적으로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하며 실험실에서 무와 지황을 함께 심어도 잘 자라며 실제로 인체실험에도 하등 백발 현상이 없음이 밝혀졌다고 하지요.

흰머리는 털의 멜라닌 색소가 없어지는 현상으로 보통 40대에 시작해서 60대 전후로 처음 옆머리 언저리에 시작하여 점차 위로 올라가며 희어집니다. 흰머리는 유전학적 의미가 더 크다는 설명이 맞겠지요.

술은 더욱 더 안 된다

한약 복용 시에 될 수 있으면 금지하는 것이 원칙이나 통증질환의 치료제를 복용할 때 반주 정도는 권장사항 일 수도 있지만 발동이 걸려 과음을 하는 경우 약효는 고사하고 생병이 날 뿐이니 발동 걸리지 않도록 조심할 일이다.

양약과 한약을 같이 먹으면 안 된다

지금은 양약이나 한약의 개념을 벗어나 혼합약 형태의 약물이 많은 상황이므로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을 통하여 복용해야 한다.

그래서 이런 말도 있지 않은가?

"약(藥) 모르고 오용(誤用)말고, 약(藥) 좋다고 남용(濫用)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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