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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신인 사람, 뇌졸중에 취약

중앙일보

입력

단신인 사람이 장신인 사람보다 뇌혈관 질환, 이른바 뇌졸중에 걸릴 위험이 훨씬 높다는 사실이 최근 재입증됐다고 영국의 BBC 방송이 9일 보도했다.

BBC는 영국 브리스틀 대학과 글래스고 대학 공동 연구팀의 연구결과, 사람의 신장과 뇌졸중 사이에 직접적인 연관이 있음이 발견됐다면서 구체적으로 단신인 사람이 장신인 사람보다 뇌졸중에 걸린 가능성이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연구진은 의학저널 `역학(疫學)과 사회보건'에 최근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지난 72년부터 약 20년 간 서부 스코틀랜드 지방의 주민 1만5천명의 병력과 신장을 조사했다'면서 '이중 뇌졸중에 걸린 1천27명의 대부분이 단신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뇌졸중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첫째는 뇌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혀서 생기는 허혈성 뇌졸중이고 다른 하나는 뇌혈관이 혈압을 이기지 못하고 터져서 생기는 뇌출혈이다.

연구진은 '남성의 경우, 신장이 163㎝이하인 사람이 175㎝인 사람보다 모든 종류의 뇌혈관질환 위험이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여성은 152㎝ 이하인 사람이 허혈성질환에서만 30% 정도 발병 가능성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보고서 작성자인 피터 맥캐런 박사는 '이번 연구가 인간의 성장 초기의 후천적 요인이 뇌혈관질환 발생에 영향을 준다는 기존 연구에 새로운 증거를 보태는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과학자들은 단신이 되도록 유전적으로 프로그램된 태아는 자궁에서 혈액과 영양의 공급이 뇌가 아닌 몸에만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이로 인해 뇌의 구조가 바뀌어 훗날 성인이 됐을 때 뇌혈관질환에 취약하게 된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설명이 없다.

영국에서는 매년 10만 명이 뇌졸중으로 불구가 된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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