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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혼합 우려 임신 국내서도 3명 있었다

중앙일보

입력

미국에서 세 사람의 유전자가 섞인 아기가 태어나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같은 연구가 진행됐으며, 연구대상 여성 중 세명은 임신까지 한 사실이 밝혀져 생명윤리를 둘러싼 논쟁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사실은 서울 마리아산부인과(http://www.maria-ivf.co.kr) 불임연구팀이 1999년 대한산부인과학회와 지난해 10월 미국생식의학회에 발표한 논문에서 확인됐다.

논문에 따르면 연구팀은 다른 부부의 수정란에서 핵을 제외한 세포질을 미세침으로 빼내 불임여성의 난자에 주입했으며, 시술받은 23명의 여성 중 세명이 임신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아기들이 태어났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마리아산부인과 임진호 원장은 "세명 중 두명은 유산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한명은 12주까지 건강한 상태를 확인했지만 이후로는 소식이 끊겨 출산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 고 밝혔다.

수정란의 세포질은 유전자 정보가 들어 있는 핵이 잘 분열되도록 에너지원을 공급한다. 따라서 세포질 주입의 목적은 늙은 난자의 세포질을 교환, 젊은 난자를 만들어주기 위해 시행된다. 세포질 이식이 문제가 되는 것은 세포질에 미토콘드리아 유전자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

의학계의 한 관계자는 "세포질에 있는 미토콘드리아 유전자는 다음 세대에 걸쳐 계속 유전된다" 며 "아이의 성장에 어떤 유전적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는 단계에서 세포질 주입을 시행하는 것은 성급한 연구태도" 라고 말했다.

현재 세명의 유전자가 섞인 아기는 전세계적으로 30명 정도가 태어났으며 이중 두명의 혈액 세포에서 양친 이외의 미토콘드리아 유전자가 섞여 있는 것으로 밝혀져 윤리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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