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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민주화시위 상징 된 '햄토리'..."해리포터 집회도 연다"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26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에서 한 집회 참가자가 '햄토리' 인형을 들고 있다. 로이터통신=연합뉴스

지난달 26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에서 한 집회 참가자가 '햄토리' 인형을 들고 있다. 로이터통신=연합뉴스

국내에서 ‘햄토리’로 알려진 일본 만화 캐릭터가 태국 반정부 시위의 새 상징이 되고 있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태국 반정부 시위대가 젊은 세대들에 호소하기 위해 ‘햄토리’ 캐릭터를 차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햄토리’는 햄스터를 소재로 하는 일본 만화의 주인공이다. 국내에는 ‘방가방가 햄토리’라는 제목으로 소개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시위대는 “정부가 마치 햄스터처럼 납세자가 낸 돈을 먹어치우고 있다”며 만화 주제가를 바꿔 부르거나, 햄스터처럼 줄 지어 원을 돌며 시위를 벌였다.

집회에 참여해 온 학생 활동가 푸미왓 랑카시위트(20)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햄토리 만화는 매일 아침 TV에서 볼 수 있어서 연상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시위 지도부는 좀 더 쉽게 젊은 세대를 끌어들일 수 있는 방법을 찾다 ‘햄토리’ 캐릭터를 도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태국 시위대 측은 일본 만화 ‘나루토’나 영국 판타지 영화 ‘해리 포터’ 등을 차용한 시위도 계획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태국 대학 학생회장인 주타팁 시리칸(21)은 “젊은 사람들은 대중문화와 함께 자라왔다. 이것들은 우리 운동을 좀 더 공감하기 쉽고, 소통하기 쉽게 만들어 새로운 지평을 넓혀줄 것”이라고 말했다.

활동가 추티몬 크릿산나파니(21)도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우리가 이런 기믹(수법)을 통해 이 정부의 실패를 알리고 싶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30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햄스터 귀 모양 머리띠를 쓰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달 30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햄스터 귀 모양 머리띠를 쓰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들은 약 2주 전부터 군부의 정치 개입을 금지하고, 반정부 인사들에 대한 사회적 불이익을 중단할 것 등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여왔다. 2014년 군사 쿠데타 이후 태국에서는 군부 정권이 집권 중이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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