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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온도·습도 무관? WHO 틀렸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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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7호 09면

평균 기온이 오르거나 습도가 높아지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계절을 타지 않아 더위와 함께 확산세가 수그러드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최근 발표와는 상반되는 결과다.

중·스위스 연구팀 124개국 분석 #1도 오르면 확진자 2.88% 감소 #“결정적 요인 아니라 방심 금물”

중국 베이징 수도(首都) 의과대학의 장 잉 박사와 스위스·덴마크 연구팀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각) 공개한 논문을 통해 “코로나19 전파와 온도·습도는 전 세계적으로 음의 상관관계를 보이며, 거의 선형적인 관계를 나타낸다”고 밝혔다. 온도와 습도가 올라가면 그에 반비례해서 코로나19 전파는 줄어든다는 것이다. 124개국 1236개 지역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논문에 따르면 평균 기온이 1도 상승하면 잠복기를 거쳐 6일 후에는 하루 신규 확진자 숫자가 2.88% 줄어들었다. 또 감염자의 재생산지수 역시 0.62%포인트 감소했다. 상대습도가 1%포인트 증가하면 6일 후 신규 확진자는 0.19% 감소한다는 분석 결과를 얻었다. 연구팀은 “7월 남반구에서는 전파 위험이 45% 높아지고, 내년 1월 북반구에서는 전파 위험이 87% 높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연구팀은 기상이 결정적인 요인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자체 개발한 수식으로 계산한 정부의 개입 강도가 1%포인트 증가하면 확진자 발생은 0.54% 줄고, 재생산지수도 0.34%포인트 감소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온도·습도가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분명하지만, 여름철이라고 정부가 방역에 소홀히 하고, 시민들이 노력하지 않으면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31일 0시 기준 우리나라의 코로나19 신규 환자가 36명 발생해 총 누적 확진자가 1만4305명이 됐다고 발표했다. 신규 환자 가운데 국내 발생은 14명이었고, 해외유입은 22명이었다. 일본은 지난달부터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30일 하루에만 역대 최고치인 1300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했다. 미국은 29일까지 확진자 441만명, 사망자 15만명을 기록했다. 미국의 사망자는 전 세계 사망자(66만명)의 22%에 달한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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