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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기 개강 앞두고 5만명 외국인 유학생 입국 비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올 2월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모 대학 중국인 유학생이 버스 탑승 전 체온 검사를 받고 있다. 뉴스1

올 2월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모 대학 중국인 유학생이 버스 탑승 전 체온 검사를 받고 있다. 뉴스1

오는 2학기 개강을 앞두고 방역당국이 벌써 비상에 걸렸다. 수 만명의 외국인 유학생이 비슷한 시기에 입국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9일 오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2학기 개강을 앞두고 5만명 넘는 외국인 유학생이 입국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신속한 진단검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이들 유학생이 생활할) 격리시설도 미리 충분히 확보해달라”고 당부했다.

항공편 조정 등 분산 입국방안 마련 

이어 정 총리는 “(우선) 비자발급 (시기)와 항공편 조정 등을 통해 외국인 유학생이 분산돼 한국에 올 수 있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2학기 때 외국인 유학생이 자국 내에서 원격수업을 수강하도록 적극 유도한다는 계획이지만 실제 어느 정도 참여할지는 미지수다.

중대본에 따르면 현재 중앙부처에서 해외 입국자를 위해 운영 중인 임시생활시설은 모두 14곳이다. 4378실 규모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9곳(3434실)을 비롯해 해양수산부 2곳(479실), 국토교통부 2곳(405실), 고용노동부 한 곳(60실)이다.

코로나19 해외유입 신규 확진자 수가 33일째 두 자릿수를 기록한 가운데 2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탑승객들이 입국장으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해외유입 신규 확진자 수가 33일째 두 자릿수를 기록한 가운데 2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탑승객들이 입국장으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대학 기숙사에서 상당수 자가격리 예정 

외국인 유학생 5만명은 임시생활시설 규모를 훨씬 뛰어넘는 규모다. 물론 지난 1학기 때처럼 대학 내 기숙사와 주변 원룸단지 등에서 상당수 유학생이 지내겠지만, 전체 인원으로 따지면 상당하다. 혹시나 임시생활시설이 부족하지 않도록 미리 대비한다는 게 정부 목표다.

올 1학기를 앞두고 대학가는 난리였다. 임시생활에 필요한 숙소와 물품 등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했다. 내국인 학생 기숙사 방까지 빼 겨우 채우는 곳이 상당수였다. 유학생이 “학교 주변 원룸에서 지내겠다”고 하면 강제할 방법이 없었다. 이에 혹여나 무단이탈하지는 않는지 체크하는 것 역시 오롯이 대학 부담이었다.

정세균 총리. 연합뉴스

정세균 총리. 연합뉴스

1학기 때 이탈 사례도 잇따라 

지난 4월 베트남인 유학생 3명이 자가격리 기간 중 자가진단 애플리케이션이 깔린 휴대전화를 거주지에 놔두고 군산 유원지 등에 놀러 갔다 강제 출국 당했다. 같은 달 휴대전화를 기숙사에 두고 세 차례 자가격리 장소를 벗어난 말레이시아인 유학생 한 명도 추방 결정을 받았다.

또 마스크·손 소독제 등 2주간 사용할 방역물품 구매비용이 대학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다. 실제 수도권의 한 대학의 경우 지자체를 겨우 설득해 필요한 방역 물품을 지원받을 수 있었다.

13일 서울 성북구 한성대학교에서 열린 '외국인 유학생 대상 초복맞이 코로나19 극복 삼계탕 나눔 행사'에서 외국인 유학생들이 삼계탕을 시식하고 있다. *기사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습니다. 연합뉴스

13일 서울 성북구 한성대학교에서 열린 '외국인 유학생 대상 초복맞이 코로나19 극복 삼계탕 나눔 행사'에서 외국인 유학생들이 삼계탕을 시식하고 있다. *기사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습니다. 연합뉴스

격리기간 '밥값' 걱정

특히 ‘도시락’이 문제였다. 당시 교육부는 대학혁신지원사업비로 방역에 필요한 비용을 쓸 수 있도록 열어줬다. 이 사업비는 원래 대학 교육·연구 등에 쓰도록 용도가 정해진 예산이다. 이를 방역물품 구매에 쓰면 원칙대로라면 ‘전용’이 된다. 방역물품은 허용하면서 도시락은 제외해 대학 내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울며 겨자 먹기로 ‘교비’로 충당해야 했다.

예를 들어 8000원짜리 도시락을 하루 세끼 14일간 제공하면 33만6000원이다. 기숙사 입소 유학생이 500명이면 1억6800만원이 든다. 간식비용까지 포함하면 부담은 더 커진다. 한 대학 관계자는 “(1학기 때) 지자체에 부탁해 겨우 방역물품·도시락 비용 등을 메웠다”고 말했다.

세종=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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