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와 식사

중앙일보

입력

어떤 특정성분의 부족이나 과다가 인간의 노화를 전적으로 결정짓는 것은 결코 아니다. 각각에 따라 알맞게 먹는 것보다 더 나은 식사법은 없다.

살기 위해 먹든 먹기 위해 살든 식품의 섭취는 일생동안 우리의 심신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넓은 의미의 노화라는 측면에서 보면 수태에서부터 노화는 일어나는 것이니까 식사(섭취하는 식품)은 나이드는데에 분명 한몫한 것 같다.

인간의 노화에 식품 또는 식품을 먹는일(식사)이 얼마나 관계되는가는 객관적으로 잘라 말할 수는 없다. 굳이 참고가 될만한 내용을 하나 들면 라스트 박사의 주장이 있겠다. 라스트박사는 이런 저런 연구결과들을 세밀히 분석하여 1986년 인간의 수명과 관련있는 몇가지의 기여도를 백분율로 다음과 같이 제시한바 있다.

의학 10%, 물리적 환경 10%, 유전요인 10%, 생활양식 70%등이 그것이다.

즉, 인간수명의 길이에서 70%는 생활방식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이다. 생활스타일에는 식사, 운동, 스트레스, 마음의 자세, 살아가는 신조등등으로 엄청나게 많은 인자들이 포함된다. 간혹 식사, 식이가 가장 중요한 것으로 믿고 강조에 강조를 하는 이들도 있고 또 어떤 이는 운동을, 또 어떤 이는 마음의 평정을 좌우 살피지 않고 무턱대고 우겨 강조하는 이들이 있다.

물론 처음에는 의의가 있다고 이야기하다가 경제적 이유 등으로 목소리가 커져버린 것이다. 곱게 이해하고 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한쪽으로 지나치게 기울어져버린 어리석음이라 여겨진다.

식사, 식품이 노화에 관계된다는 여러 정황은 얼마나 섭취해야 하느냐는 에너지 요구량, 어떤 영양소는 더 먹어야하느냐는 선택의 문제, 어떻게 섭취하는게 이로우냐는 식사방법의 문제 등이 주관심사가 되게 하고 있다.

우선 칼로리의 섭취량이다. 이에 대해서는 아직 동물 실험단계에서 줄여서 먹는 것이 노화가 지방조직의 감소, 대사속도의 저하등에 의해 지연됨이 알려져있다. 아직 동물실험에서의 결과가 앞 뒤 뺀채로 사람에게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하는 추측에 의거하여 ‘절식이 좋다’ ‘단식이 좋다’고 허무맹랑하게 이야기 되고 있다.

분명 노인은 젊은이보다 일반적으로 기초대사량은 5%정도, 활동에너지는 약 2백칼로리정도 줄어든다. 그러나 활동이 많은 경우에는 전혀 아니다.

개인차가 상당히 크므로 개인에 따라 세심하게 결정되는 것이다. 덜 먹을수록 좋다고 하루에 두끼니만 먹는 이들도 있다. 그렇게 먹고도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도록 습관이 되었다면 모를까 무조건 줄여 먹는게 오래산다는 것은 얼토당토 안하는 것이다.

단백질, 아미노산, 지방질, 섬유소, 비타민, 미네랄의 섭취량도 마찬가지다. 어떤 식품에 무슨 미네랄이 많고 그것이 알려지면 큰 이점이라도 되는양 구해서 먹으려한다.

역시 그렇치가 않다. 늘 일컫는 것이지만 고른 식품의 섭취로 모든 영양소들은 자연스레 섭취가 된다. 단지, 편식이 심하거나, 병중이어서 고른 영양섭취가 곤란한 경우를 빼고는 따로 추가해서 섭취할 필요는 없다.

실제로 어떤 성분이 부족하면 노화가 빨리 온다는 것은 발표된적도 규정된 바도 없다. 예를 들어 아미노산이 노인에게 더 필요한지, 어떤 특정성분의 부족이나 과다가 인간의 노화를 전적으로 결정짓는 것은 결코 아니다. 각각에 따라 알맞게 먹는 것보다 더 나은 식사법은 없다.

그렇다. 젊어서부터 노화는 오는 것이고 노인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니 먹는 일의 기본원칙을 다시 한번 요약한다.

'알맞게, 골고루, 제때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