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지방과 부산 등 남부 해안가를 중심으로 폭우가 쏟아지면서 비 피해가 커지고 있다. 강한 비는 대부분 지역에서 24일 새벽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23일 오후 9시 현재 우리나라의 서쪽 대부분 지역에 호우주의보, 인천(강화 제외)과 충남(당진‧홍성‧보령‧서산‧태안), 경기 김포, 전북 군산, 울산, 부산, 경남(양산‧거제‧산청‧김해‧창원) 지역에는 호우경보가 내려졌다.
기상청은 “24일 새벽까지 경남 해안은 시간당 50㎜ 이상, 그 외의 지역도 시간당 30㎜ 이상의 강한 비가 전국에 내릴 것”이라며 “짧은 시간 동안 매우 강한 비가 내리면서 하천이나 계곡의 물이 갑자기 불어날 수 있어, 휴가철 산간‧계곡 주변 야영객들은 안전사고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에서는 중랑천의 수위가 상승하면서 전 구간 통행이 차단됐다. 양재천로 영동1교 하부도로도 양방향이 전면 통제됐다. 앞서 오후 7시20분부터는 하남 방향 올림픽대로 성산대교와 양화대교 구간 2차로가 통제됐다. 많은 비가 내리면서 청계천 출입도 금지됐다.
인천 210㎜, 서울 120㎜…전국 100㎜ 훌쩍 넘는 폭우
23일 오후 9시까지 인천 옹진 210㎜, 인천 무의 153.5㎜, 김포 115㎜, 과천 106㎜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100㎜가 넘는 비가 쏟아졌다. 서울에서도 서초 120㎜, 성동 110.5㎜ 등 많은 비가 내렸다. 중부지방의 강수량 절반 이상은 오후 5시 이후 내렸다.
태안 181㎜, 서산 149.5㎜, 보령 145.5㎜ 등 충청도와 군산 163㎜, 여수 122.5㎜, 거제 127㎜, 삼천포 126㎜ 등 남부지방의 강수량도 100㎜를 훌쩍 넘겼다. 경남에는 시간당 60㎜ 이상의 강한 비가 내리고 있다.
전국 뒤덮은 거대 비구름… 24일 출근길은 약한 비
인천 등 중부 서해안부터 시작된 갑작스런 폭우는 장마전선에서 떨어져나온 서해상의 거대저기압이 만들어낸 강한 비구름 탓이다. 현재 이 비구름은 우리나라 전역을 뒤덮고 전국에 비를 내리고 있다.
기상청 윤기한 사무관은 "중국 대륙에 걸쳐있던 장마전선의 일부에서 흩어져나온 저기압이 서해상에서 강하게 발달하면서, 북쪽의 차고 건조한 공기와 남쪽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를 양쪽에서 강하게 끌어당겨 많은 비구름을 만들었다"며 "22일부터 서해상에서 시간당 60~70㎜의 비를 내리다가, 23일 우리나라 쪽으로 다가오면서 그나마 다소 약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부지방과 남부 해안가의 강한 비는 24일 새벽까지 이어진다. 서울과 경기, 강원영서, 충청도는 24일 오후부터 비가 그치고, 그 밖의 지역은 25일까지 비가 오다 차차 그칠 전망이다. 25일까지 예상강수량은 강원영동‧경북동해안 100~250㎜(많은 곳 400㎜), 경남 해안가는 70~150㎜, 그 밖의 전국에는 40~100㎜의 비가 예상된다.
윤 사무관은 "저기압이 끌어당기는 남서풍이 부산, 울산 등 남부 해안 지역에 부딪히면서 더 강한 비를 내리는 것"이라며 "24일 새벽까지 강한 비를 내린 다음에 비구름이 다소 약해져, 24일 전국의 출근길에는 약한 비 수준의 비가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영동지방은 강한 구름이 몰려들면서 25일까지 강한 비가 지속될 전망이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