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집값 뛰면 세금 증가 당연"…김희국 "사임하라" 호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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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경제에 관한 대정부질문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경제에 관한 대정부질문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 정책 실패에 책임 지고 사임하세요”(김희국 미래통합당 의원)

“저는 자리에 연연하지 않습니다”(홍남기 부총리)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3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김희국 통합당 의원과 설전을 벌였다. 김 의원이 부동산값 폭등과 조세 저항을 거론하며 거칠게 비판하자 홍 부총리가 반박하면서 본회의장에 소란이 일었다.

이명박 정부 시절 국토해양부 2차관을 지낸 김 의원은 이날 “정부가 부동산을 놓고 3년 내내 온갖 난리를 피웠는데 결과가 뭐냐”고 물었다. 홍 부총리는 “큰 대책이 4번이 있었다. 정부는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고 답했다. 이에 김 의원은 “그 결과가 국민에게 피 빨기 위해 세금을 더 걷는 것이냐”고 호통을 쳤고, 더불어민주당 의석에서는 야유가 쏟아 나왔다. 홍 부총리는 불쾌한 기색으로 “피 빨듯이 세금을 걷는다는 말은 국세청 2만명, 관세청 5000명 직원의 사기를 꺾는 말”이라며 “직원들은 지금 밤을 새우며 작업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후 김 의원이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세금 인상을 비판하자 장내가 소란해졌다.

▶김 의원 “1주택자도 세금 100만원 내다가 140만원 세금 고지서 날아왔다고 하잖아요.”
▶홍 부총리 “주택 가격이 오르는데 세금이 오를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 그건 너무 당연하지 않습니까”
▶김 의원 “1가구 1주택 집 주인이 잘못한 게 있느냔 말이에요!”

▶홍 부총리 “이전 가격이 3억원 하던 주택이 4억, 5억으로 올라가면 세금이 올라가는 건…”

▶김 의원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들어요!”

김희국 미래통합당 의원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김희국 미래통합당 의원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김 의원의 호통에 민주당 의원들은 “빨리 들어가라!” “국무위원에게 반발하지 마세요!” 등 야유를 보냈다. 김 의원은 홍 부총리에게 사임하라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김 의원은 “홍 부총리는 인격은 훌륭한데, 정책을 조정할 힘이 없어 보인다”며 “실패에 책임을 지고 사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홍 부총리는 “저는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며 “다만 공직을 맡는 한 책임 있게 행동하는 게 도리라고 생각한다. 자리에 있는 날까지는 밤새워서라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앞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사퇴할 생각이 없느냔 야당의 질의에 “저는 절대 자리에 연연하거나 욕심이 있지 않다”고 답했었다.

홍 부총리의 답변에 김 의원은 “홍 부총리가 최선을 다하는 것에는 경의를 표한다”면서도 “최선을 다하느냐보다 결과가 더 중요하다. 국민의 고통에 사과하라”고 재차 사과를 요구했다. 결국 홍 부총리는 “부동산 시장이 불안정을 보이면서 국민이 힘들었다면 그런 부분은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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