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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기관장 "박원순 유서에 얼마나 울었는지…삶 정리할 시간조차 안준 그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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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장영승 서울산업진흥원 대표이사 페이스북.

사진 장영승 서울산업진흥원 대표이사 페이스북.

서울시 산하기관인 서울산업진흥원 장영승 대표가 23일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건과 관련해 “시장님이 과연 사과하지 않았을까”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남겼다.

피해자 측 기자회견엔 “분노 넘어 살의마저 느껴졌다”

장 대표는 이 글에서 “고소인과 대리인은 고소한 이유가 단지 사과를 받고 싶었을 뿐이었다고 밝혔지만, 과연 시장님이 사과하지 않으셨을까”라면서 “시장님은 여러 정황상 잘못을 인지하셨더라도 사과를 할 기회조차 얻지 못했던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또 피해자 측을 겨냥해 “그들은 시장님께 사과할 여유뿐만 아니라 삶을 정리할 시간조차 주지 않았다”며 “구겨진 A4용지에 작성된 짤막한 유서를 읽으며 느껴지는 그 급박함에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고 했다.

사진 장영승 서울산업진흥원 대표이사 페이스북.

사진 장영승 서울산업진흥원 대표이사 페이스북.

이어 “내가 분개하는 이유는 그 지점으로부터 시작된다”며 “그들은 시장님을 파렴치한으로 몰고 가기 위해 영결식 하는 날에 기자회견을 함으로써 그의 급작스러운 죽음을 감당해야 할 유가족과 시장님을 사랑했던 많은 사람들에게 애도할 시간조차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모든 애도 행위와 진실을 궁금해하는 시민들의 마음조차 ‘2차 가해’라는 표현으로 억압했다”라고도 주장했다.

장 대표는 피해자를 향해서도 “시장님이 떠난 슬픔만큼 고소인에게 죄송스러움과 미안함을 전하며 조언을 한다면 인간의 행복함이란 삶의 진정성과 진실함을 바탕으로 만들어진다는 것”이라며 “편이 되어드릴 테니 용기를 가지시라. 우선 대리인을 내치시라. 그리고 시장님을 시민의 마음속으로 돌려보내 주시라”고 했다.

사진 장영승 서울산업진흥원 대표이사 페이스북.

사진 장영승 서울산업진흥원 대표이사 페이스북.

장 대표는 전날 피해자 측의 기자회견 직후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기자회견을 보다가 중단했다. 분노를 넘어 살의마저 느껴졌기 때문”이라면서다.

그는 “김재련(피해자 측 법률대리인)은 여성단체 대표들을 들러리로 세워놓고 기자회견 내내 자기변명을 하고 있었다. 비겁하면서도 사악하다”며 “이제 우리나라의 여성 운동은 끝났다”고 비판했다. 이 글에는 해시태그 형식으로 ‘김재련’, ‘2차 가해자’, ‘remember원순씨’ 등의 문구도 적혀 있었다.

서울산업진흥원은 서울시가 중소벤처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한 재단법인이다. 장 대표는 박 시장이 재직 중이던 2018년 11월부터 대표이사를 맡았다. 장 대표는 ‘나눔기술’을 창립한 벤처 1세대로, 유아 인공지능 스피커 ‘뽀로롯’ 개발에 참여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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