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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모감주나무 군락' 고사 위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2년 전 보호수로 지정된 충남 태안군 근흥면 신진도리의 '모감주나무 군락'이 당국의 관리 소홀로 고사(枯死) 위기에 놓였다.

이곳 국유지 1천8백평에 자생하고 있는 모감주나무 27그루는 태안군이 학술적인 가치를 인정, 2001년 10월 보호수로 지정했으나 관리는 제대로 되지 않는 실정이다.

군락지 한복판에 버젓이 불법 건축물을 짓어져 있고 주위에 악취를 풍기는 철제 가축 사육장과 스티로폼 및 폐비닐 등이 널려 있어 최근까지 개.닭 등을 사육한 것으로 보인다. 또 모감주나무 높이의 절반에 이를 정도로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 모감주나무가 충분한 영양분을 흡수하지 못해 점점 말라가고 있다. 실제 나뭇잎들이 예년보다 한달 가량 이른 지난달 중순께부터 떨어지는 등 생육에 이상 증세가 나타나고 있다.

金모(50)씨는 "그 동안 태안군에 잡초 제거 작업과 불법 건축물 철거를 해줄 것을 수 차례 요구했으나 아직까지 묵묵부답"이라며 "계속 이런 상태로 방치할 경우 모감주나무는 머지 않아 우리 눈앞에서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 이평주 사무국장은 "이곳은 1962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안면도 모감주나무 군락'과 더불어 우리가 보존해야 할 귀중한 자산"이라며 조속한 보존 대책 수립을 촉구했다.

이에 군 관계자는 "빠른 시일 내 벌초 작업을 하고 불법 건축물도 철거하겠다"고 말했다.

모감주나무는 주로 바닷가에서 자라며 꽃은 7월에 피고 꽈리모양의 열매 속에는 염주로 활용하는 종자가 들어 있다.

태안=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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