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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나간 스테이크가 고추장구이로…원주 한 중학교 급식 재활용 논란

중앙일보

입력

지난 1일 사용하고 남은 목살 오븐 스테이크(왼쪽)와 다음날인 2일 반찬으로 제공된 고추장 마늘구이. [사진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강원지부]

지난 1일 사용하고 남은 목살 오븐 스테이크(왼쪽)와 다음날인 2일 반찬으로 제공된 고추장 마늘구이. [사진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강원지부]

강원도 원주의 한 중학교에서 배식하고 남은 음식을 다시 급식 재료로 재활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교육 당국이 진상조사에 나섰다.

급식나간 멜론·블루베리 며칠 뒤 재활용 과일화채로 #강원도교육청, 위법한 내용 발견되면 적법하게 조처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강원지부는 20일 강원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주의 한 중학교에서 배식하고 남은 음식을 재활용하는 등 식품위생법과 학교급식법 등을 위반한 사례가 있다”고 밝혔다.

 강원지부는 이날 자료 공개를 통해 “해당 학교는 지난 2일 ‘삼겹살 고추장 마늘구이’를 급식 반찬으로 내놓으면서 전날 배식하고 남은 ‘목살 오븐 스테이크’를 섞어서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목살 오븐 스테이크도 지난 6월 30일 급식에 내놨던 파인애플을 재사용해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또 “지난 9일에 나온 과일 화채는 지난 6일과 7일 각각 배식됐던 생과일 멜론과 블루베리를 재활용했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강원지부 측은 식용유 과도한 재사용, 식자재 실온 방치 등 13건의 위반사례를 공개하고 식품위생법과 학교급식법 위반으로 교육 당국에 감사를 청구했다. 강원도교육청은 지역 교육지원청과 함께 해당 학교를 방문해 조사하는 등 실태 파악에 나섰다.

 식품위생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식품접객영업자는 손님이 먹고 남긴 음식물이나 먹을 수 있게 진열 또는 제공한 음식물에 대해서는 다시 사용·조리 또는 보관(폐기용이라는 표시를 명확하게 하여 보관하는 경우는 제외)해서는 안 된다.

 이와 함께 강원지부는 “이 학교 조리 실무사들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과 갑질, 근로기준법 위반 등의 의혹도 있다”며 강원도교육청에 감사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강원도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관련 사안에 대해서는 교육청 감사팀에서 감사를 진행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위법한 내용이 발견되면 적법하게 조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춘천=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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