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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근육 쏙쏙 빠져 종아리 가늘어져요? 당뇨·고혈압 주의보 발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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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 감소는 신체 노화의 시작이다. 움직이지 않고 의자에 앉아서 지내는 시간이 길수록 몸을 지탱하는 근육이 사라져 배가 점점 나오고 팔다리는 가늘어진다. 고령층이 되면 근육이 사라지는 속도가 더 빨라진다. 어깨·등·엉덩이·다리로 이어지는 코어 근육이 부실해져 자세가 구부정하게 변한다. 하체 근육이 줄면 걷는 속도도 느려지고 병에서 회복하는 힘도 약해진다. 중년 이후 건강 열쇠인 근육의 의미와 운동법에 대해 소개한다.

노년기 건강 열쇠 근육

근육은 나이가 들수록 중요해지는 건강 지표다. 활기찬 노후도 탄탄한 근육이 뒷받침돼야 가능하다. 노년기에 접어들면 엉덩이·허벅지 같은 하체 근육부터 줄어든다. 근육 감소를 방치하면 가볍게 집 앞을 산책하는 것도 힘들고, 가족과 여행을 가는 것도 짐이 될까 두려워 망설이게 된다. 국내 85세 이상 고령층의 절반 이상은 산책·옷입기·식사 등 일상생활 수행 능력이 떨어져 남의 도움을 받는다는 보고도 있다. 경희대병원 어르신진료센터 원장원 센터장(가정의학과)은 “초고령 사회에서 건강 수명을 늘리려면 근육부터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40대부터는 근육 유지에 신경 써야 한다. 근육은 이때를 기점으로 소실 속도가 빨라진다. 근육은 적절히 자극하지 않으면 위축되다 사라진다. 건강한 사람도 신체 활동량이 줄고 체내 단백질 합성 능력이 떨어져 근육을 구성하는 근섬유의 수와 굵기가 줄어 근육량·근력이 감소한다. 40세 이후에는 자연스럽게 매년 1% 남짓한 근육이 사라진다. 사소해 보이지만 이렇게 누적된 근육 감소는 60~70대가 되면 근육이 가장 많았던 시기와 비교해 30%나 줄어들어 근감소증 상태가 된다.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이은주 교수는 “근육이 줄면서 기초대사량이 줄고 덜 움직여 근육 감소가 더 빨라지면서 건강이 나빠진다”고 말했다.

신체 활동량 줄어들면 근육도 감소

근육 감소는 다양한 건강 문제의 도화선이 된다. 우선 근육이 줄면 자신의 몸을 버티고 이동하는 게 힘들어진다. 근육이 뼈와 인대를 보강하고 지지해 주는 힘도 줄어 관절·연골의 약화로 퇴행성 관절염이 빨리 진행된다. 낙상 위험도 크다. 균형감각이 떨어져 잘 넘어진다. 작은 타박상에도 그 충격이 고스란히 뼈로 전달돼 쉽게 골절로 이어진다. 결국 활동 범위가 크게 줄거나 꼼짝없이 누워 지내야 한다.

만성질환 발병 위험도 커진다. 근육량이 줄면 신체 활동이 줄어들면서 기초대사량이 감소한다. 근육이 사라진 자리를 지방세포가 차지해 내장 지방이 생기기 쉽다. 또 지방세포에서 염증 물질이 과도하게 분비돼 인슐린 저항성이 커진다. 혈관 상태가 나빠져 비만·당뇨병·고혈압 등 심혈관 질환 발병 가능성도 높아진다. 국내 65세 이상 성인 중 심혈관 질환이 있는 남성의 30.3%, 여성의 29.3%가 근감소증이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근감소증을 막는 가장 확실한 전략은 꾸준한 근력 운동이다. 종아리에서 가장 두꺼운 부분이 양손의 엄지·검지 손가락으로 만든 원(핑거링)에 딱 맞거나 공간이 남는다면 근력 운동을 해야 한다는 신호다. 본래 종아리 근육은 30~32㎝ 정도인 핑거링보다 굵어야 한다. 하체 근육이 줄면 종아리도 가늘어진다. 굵기는 변함없지만 예전보다 탄력이 떨어졌다면 근육 감소를 의심해야 한다.

종아리가 양손에 잡히면 근력 운동 해야

은퇴 이후를 대비해 연금을 준비하듯 젊었을 때부터 근육을 단련해야 한다. 아령·탄력밴드 등을 사용하거나 스쿼트·런지 등 자신의 체중을 이용해 근력을 강화한다. 근력 운동은 자신의 체력에 맞춰 버티는 시간과 횟수, 무게를 늘리며 운동 강도를 키워 나간다. 운동 강도는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유지하면서 ‘약간 힘들다’ 싶은 수준이 적당하다. 근력을 기를 때는 팔·어깨·복부처럼 근육의 크기가 작은 상체보다는 엉덩이·허벅지 등 하체 근육부터 단련한다. 전체 근육에서 하체 근육이 차지하는 비율은 70% 이상으로 가장 많은 데다 똑같이 운동해도 근육이 빨리 늘어난다.

자세도 중요하다. 근력 운동을 할 때 정확한 자세를 처음부터 끝까지 유지해야 한다. 근육을 만드는 근력 운동은 근육의 수축·이완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뤄야 한다. 운동 생리학적으로 근세포를 자극하는 지점은 수축 포인트가 40%, 이완 포인트가 60%다. 만일 아령을 들어 올릴 때는 모든 신경을 집중해 천천히 올리지만 내릴 때는 던지듯 털썩 내려놓는다면 반쪽짜리 운동이 된다. 근력 운동은 한 번을 하더라도 제대로 해야 한다.

스트레칭도 필수다. 근육의 피로를 방지할 수 있는 데다 근육의 수축·이완 작용을 높여 근육 생성의 효율성이 커진다. 근력 운동은 주 2~3회, 1회 2시간 이내, 근력·유산소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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