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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 매고 감자 캐고 장아찌 담그고…농사로 치매 치료 효과 쑥쑥

중앙일보

입력

경기도 부천 소사치매안심센터가 운영하는 팜 케어 프로그램에 참여한 경증치매 어르신과 가족들이 감자를 수확하고 있다. 사진 소사치매안심센터

경기도 부천 소사치매안심센터가 운영하는 팜 케어 프로그램에 참여한 경증치매 어르신과 가족들이 감자를 수확하고 있다. 사진 소사치매안심센터

치매를 앓고 있는 노인에게 농사짓기가 도움이 될까.
부천시 소사치매안심센터와 전북 고창군 농업기술센터가 이런 서비스에 나섰다. 부천 소사센터는 지난해 8~11월에 이어 올 4월부터 경증치매 노인과 가족에게 '케어 팜(Care farm·치유 농업)'을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는 치매 노인과 독거노인 25명, 올해는 경증 치매 노인과 가족 7명이 참여했다.

4월에는 농사짓기에 나섰다. 어르신들이 밭을 고르고 씨를 뿌렸다. 고추나 토마토에 지주대를 설치하고 끈을 멨다. 최근에는 농작물을 수확했다. 고추·호박·가지·토마토·감자 등을 수확했다.

수확한 농작물을 인지능력 향상 프로그램에 활용했다. 샌드위치·장아찌, 무·가지 말랭이를 만들었다. 직접 천연 염색을 했다. 지난해 1기 팀은 배추 농사를 지어서 김장해 지역에 나눠줬다.

부천 소사치매안심센터는 17일 보건복지부가 주최한 행사에서 케어 팜의 효과 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소사센터는 케어 팜 참여 어르신의 75%가 기억력이 좋아진 것을 느꼈다고 한다. 63%는 치매 선별 검사 점수가 좋아졌다. 50%는 우울한 느낌이 줄었다고 한다.

고창군 농업기술센터는 치매안심센터와 연계해 마을로 어르신을 찾아가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2017~2019년 4개 마을 어르신을 찾아가는 서비스를 했다.

이런 효과가 나오자 보건복지부가 치유 농업을 치매 노인 치료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복지부와 농촌진흥청은 17일  치유 농업 협약식을 했다. 전국 256개 지자체에 개설한 치매안심센터가 치유 농업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지난 3월 치유농업 연구개발 및 육성에 관한 법률이 시행돼 농촌진흥청이 치유농업의 중심이 됐다.

치유 농업은 네덜란드를 비롯한 선진국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건강보험과 연계해 치유 농장 이용 환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 치유 농장을 운영하는 농가의 소득 증대에 기여한다. 복지부는 네덜란드 농가당 평균 1억원 이상의 소득을 올린다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앞으로 치매 환자와 가족(봉사자)과 같이 참여하도록 해 안전사고 위험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어르신의 건강을 고려해 당일 프로그램으로 권장하기로 했다.

곽숙영 복지부 노인정책관은 이날 협약식에서 “코로나19 시기에 감염 위험이 적은 야외에서 치매안심센터의 경증치매 어르신들이 치유농업으로 건강을 향상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신성식 기자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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