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가스 토치로 피부 지졌다···선배에 고문급 학대 가한 20대 연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선배에게 끓는 물을 붓고 불로 지지며 학대한 20대 연인이 경찰에 붙잡혔다. 고문과 가까운 학대를 견뎌야 했던 피해자는 온몸에 화상 흔적이 남았다. 연인들은 혐의를 부인하다가 "끓는 물로 오랜 시간 학대한 흔적"이라는 전문가 소견이 나오고서야 범행을 일부 인정했다.

광주 북부경찰, 선배 학대한 20대 연인 검거·조사 중 #2~6월 동안 때리고 끓는 물 붓고 가스 토치로 지져 #혐의 부인하다 "오랜시간 학대" 전문가 소견에 인정

경찰 "일반적인 수준 넘은 학대" 

한집에 사는 중학교 선배를 고문 수준으로 학대한 혐의(특수상해)를 받는 20대 남성이 17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자 광주 북부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경찰은 공범인 이 남성의 여자친구도 같은 혐의로 체포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연합뉴스]

한집에 사는 중학교 선배를 고문 수준으로 학대한 혐의(특수상해)를 받는 20대 남성이 17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자 광주 북부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경찰은 공범인 이 남성의 여자친구도 같은 혐의로 체포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연합뉴스]

 광주 북부경찰서는 17일 중학교 선배를 학대한 혐의(특수상해)로 박모(21)씨와 여자친구 유모(23)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박씨 등은 지난 2월부터 6월까지 경기도 평택에서 A(24)씨를 폭행하고 끓는 물을 몸에 붓고 가스 토치를 이용해 피부를 지진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박씨 등의 범행에 대해 "일반적인 수준을 넘어간 학대"라고 설명했다. 박씨 등이 일반적인 폭행이나 괴롭힘의 수준을 넘어서 끓는 물, 가스 토치, 둔기 등을 이용해 고문처럼 A씨를 학대했기 때문에 경찰은 특수상해 혐의를 적용했다.

온몸 화상 흉터에도 혐의 부인

 박씨 등은 광주광역시에 사는 A씨를 경기도 평택 집으로 불러 함께 생활했다. 이들은 생활비가 부족해지자 중학교 선배를 때리기 시작했다. A씨는 폭력을 앞세운 박씨 등 연인에게 반항하지 못했다. 가벼운 구타로 시작된 박씨 등의 폭력은 점차 강도가 심해져 둔기를 꺼내 들고 A씨를 폭행했다.

한집에 사는 지인을 고문 수준으로 학대한 혐의(특수상해)를 받는 20대 연인이 17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자 광주 북부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한집에 사는 지인을 고문 수준으로 학대한 혐의(특수상해)를 받는 20대 연인이 17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자 광주 북부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A씨 온몸에 화상으로 인한 흉터가 남아 있다. 박씨 등이 저지른 학대의 흔적이다.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은 A씨의 화상 흉터가 실수로 생긴 것이 아니라고 보고 박씨 등에게 범행을 추궁했다. 하지만 박씨 등은 경찰 조사에서 자신들의 혐의를 부인했다.

전문가 "오랜 시간 걸친 학대"

 경찰은 전문가를 통해 A씨의 화상 자국을 감정했고 "한 두 차례가 아닌 오랜 시간 수차례 반복된 화상 흔적"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박씨 등은 경찰이 전문가 감정까지 받아 온 뒤에야 자신들의 혐의를 인정하기 시작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 등은 끓는 물을 가져와 A씨에게 부어댔다. 학대가 곳곳을 가리지 않았던 탓에 A씨는 두피까지 반복적으로 화상을 입어 대부분 벗겨졌다. 박씨 등은 끓는 물뿐만 아니라 가스 토치 등을 이용해 몸을 지지는 가혹 행위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 탈출해 부모에게 알리며 검거

 박씨 등은 화상을 입은 A씨를 제대로 치료해주지도 않았다. 이들은 A씨가 오랜 시간 방치되면서 피부가 문드러져 진물이 나오자 "냄새난다"며 화장실에 가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고문과 가까운 가혹 행위를 참다못해 박씨 집에서 탈출해 부모의 집으로 향했다. 온몸에 화상 자국이 가득한 A씨를 본 부모가 신고했고, 경찰은 광주에 있던 박씨 등을 검거했다. 경찰은 오랜 시간 학대당한 A씨에게 치료비와 심리치료 지원을 하고 있다.

 박씨 등은 17일 광주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혐의를 부인했었던 그들은 유치장을 나서면서 "사과하고 싶다"는 말을 남겼다. 경찰은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박씨 등의 범행 전반을 분석할 계획이다.

광주광역시=진창일 기자 jin.changil@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