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한국의 경제 상황을 두고 “실물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지난달에는 “실물경제 하방 위험이 다소 완화되는 모습”이라며 긍정적 평가를 내놓은 기획재정부의 상황 판단이 한 달 새 다시 부정적으로 돌아선 모양새다.
기재부, 7월 최근 경제동향 #최근 부동산 가격은 상승세
기재부는 17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7월호’에서 “최근 한국 경제는 고용 감소 폭이 축소되고 내수 관련 지표의 개선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글로벌 수요 위축 등으로 수출 및 생산 감소세가 지속되는 등 실물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짚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세계 경기 부진 심화 우려를 반영했다.
수출·생산·고용 ↓
올해 초부터 정부는 한국 경제의 제1 변수로 코로나19를 꼽았다. 코로나19는 특히 수출에 타격을 입혔다. 지난해부터 마이너스(-)를 찍은 수출은 악화 일로다. 지난달 수출은 1년 전보다 10.9% 감소한 392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조업일수를 고려하면 지난달 하루 평균 수출은 18.4% 줄었다. 특히 석유제품·자동차·차 부품 등의 품목이 부진했고, 지역별로는 유럽연합(EU)·중남미 지역으로의 수출이 감소했다.
어려운 수출 여건처럼 국내 생산 등 산업활동도 위축했다. 5월 제조업 등 광공업 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9.6% 감소했다. 특히 자동차(-35%)·전자부품(-24%) 분야의 감소 폭이 컸다. 서비스업 생산도 지난해보다는 4% 감소했지만, 5월 방역수칙이 ‘생활 속 거리두기’ 전환된 영향으로 한 달 전보다 2.3% 증가했다.
정부가 “감소 폭이 축소됐다”며 긍정 평가한 고용 상황도 실상은 수출과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달 취업자·고용률·실업률 등 주요 지표 모두 악화했다. 특히 지난해 6월 5000명 증가했던 자영업자가 15만5000명 줄었다. 일도, 구직활동도 하지 않은 ‘쉬었음’ 인구는 28만9000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5월 소매판매는 승용차 등 내구재(7.6%), 의복 등 준내구재(10.9%), 의약품 등 비내구재(0.7%) 모두 증가하면서 전년 동월보다 1.7% 증가했다. 기재부는 “6월의 경우 국산 승용차 판매 증가·소비심리 개선 등은 긍정적 요인으로, 할인점 매출액 감소·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 감소 등은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부동산 가격은 상승세
6월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한 달 전보다 0.41% 올랐다. 서울(0.13%)·경기도(0.68%) 등 수도권 주택 가격은 전월 대비 0.49% 오른 반면, 지방은 0.03% 상승에 그쳤다.
전셋값도 마찬가지다. 6월 전국 주택 전셋값은 전월 대비 0.26% 상승했다. 서울 강남구(0.22%)·서초구(0.28%)·송파구(0.43%)와 용인시 기흥구(1.92%)·하남시(2.28%) 등 주요 지역 전셋값이 오름세를 보였다. 5월까지 전국 주택매매 거래량은 전월 대비 13.5%, 전년 동월 대비 46.2% 늘었다.
기재부는 “최근 내수개선 흐름을 확실한 경기 반등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주요과제와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의 신속한 집행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판 뉴딜 등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한 경제기반 구축 노력을 가속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