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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인숙 “부천서 성고문 사건 변호인 박원순 마저…진상 밝혀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국회 여성가족위 더불어민주당 간사로 선임된 권인숙 의원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여성가족위 더불어민주당 간사로 선임된 권인숙 의원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권인숙 의원은 15일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며 반드시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부천 경찰서 성고문 사건의 당사자이기도 권 의원은 서울대를 뛰쳐나와 노동현장에서 일하던 1986년 시국사범(위장 취업 등)으로 잡혀 경기 부천서에서 조사받던 중 경찰에 의해 성고문을 당했다. ‘부천서 성고문 사건’은 민주화 운동, 노동운동, 학생운동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고 5공화국 몰락을 재촉했다. 당시 박원순 변호사는 권 의원 변호인 중 한 명이었다.

권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피해자의 호소가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과정이 있었다”면서도 “저의 삶의 경험, 박원순 변호사와 인연 등(을 생각할 때) 너무 놀라운 소식이었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서울대학교 의류학과를 중퇴한 뒤 “노동 운동한다고 공장을 다니다가 1986년 끌려갔다”며 “(당시 부천서에서 성고문 피해와 관련해) 조용래 변호사가 메인 변호사였고 박원순 변호사는 막내 변호사로서 굉장히 많은 실무를 담당하고 몸소 뛰어다니며 도와줬다”며 박 시장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권 의원은 이번 일에 대해 “피해자의 호소가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그 과정이 있었다”며 “그 과정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진상규명이 돼야만 한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일차적 책임은 서울시에 있다"며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소인 측의 진상조사위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그런 것도 고려할 수 있다”고 답했다.

권 의원은 “박원순 시장까지라고 하니 어찌해야 할까 생각이 드는 건 사실이다”며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고위층에 있는 권력을 가진 분들이 자신의 권력이 주변에 일하는 사람의 관계에서 사람을 꼼짝 못 하게 하는 힘이라는 게 위력이다”며 “위력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실감을 못 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꾸 회피하고 거부하려는 (권력자들의) 마음이 사실은 조직 내에서 굉장히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반성해야 할 지점”이라고 덧붙였다.

권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이 반성하는 차원에서 여성을 서울시장, 부산시장 후보로 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여성이 지도자로 올라가는 것이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숲과 고정관념, 자기 위력에 대해 이해하지 못함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극적인(방안이 아닌가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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