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단독]수사받다 해외 뜬 이혁진, 5억 아파트도 버리고 떠났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혁진(왼쪽) 옵티머스자산운용 전 대표가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사무실에서 LA중앙일보 기자에게 2018년 3월 22일 출국 당시 항공 예약자료를 보여주고 있다. LA중앙일보 김상진 기자

이혁진(왼쪽) 옵티머스자산운용 전 대표가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사무실에서 LA중앙일보 기자에게 2018년 3월 22일 출국 당시 항공 예약자료를 보여주고 있다. LA중앙일보 김상진 기자

옵티머스 자산운용의 설립자인 이혁진 전 대표가 부친에게서 상속받은 아파트가 2018년 12월 경매에 부쳐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 전 대표는 경매가 시작되기 9개월 전인 그해 3월 22일 검찰 수사를 받다가 해외로 출국했다. 야권에선 “아버지가 물려준 집조차 버리고 급히 해외로 뜬 이유가 무엇이냐”고 공세를 폈다.

법원 경매사이트와 중앙일보가 확인한 등기부 등본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2011년 2월, 경기 수원시 권선구 금곡동에 위치한 229.825㎡(약 69.5평) 아파트의 지분 18분의 7을 취득했다. 부친이 보유했던 이 아파트의 지분(18분9) 중 일부를 상속(협의분할)받은 것이다.

하지만 채무가 쌓인 이 전 대표의 자산은 2016년 12월 반포 세무서가 압류한 것을 시작으로 줄줄이 여러 채권자의 압류 대상이 됐다. 서울중앙지법은 이 전 대표가 1억원의 은행빚을 갚지 못하자 2018년 1월 이 전 대표의 지분에 대해 가압류 결정을 내렸다. 다음 달 수원지검도 이 전 대표가 벌금을 내지 않았다며 아파트 지분을 압류했다.

수원지법은 그해 12월 11일 아파트를 임의 경매에 부치기로 했다. 채권자들은 이 아파트가 낙찰되면 3억 600만원을 돌려받겠다고 청구했다. 하지만 경매 통보조차 ‘수취인 부재’ 등을 이유로 이 전 대표에게 한동안 전달되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지난달 18일에야 열린 첫 경매에서 아파트의 최저낙찰가격이 4억9700만 원(감정가)으로 책정됐으나 유찰(낙찰이 결정되지 않고 무효 처리되는 것)됐다. 다음 달 11일 2차 경매를 앞두고 있는데, 법원이 정한 최저 낙찰가는 3억4790만 원이다.

미래통합당 ‘사모펀드 피해자 구제특위’ 위원인 강민국 의원은 “5000억 원대 펀드 사기 의혹을 받는 이 전 대표가 3억 여원의 각종 채무를 갚지 못해 부친이 물려준 아파트를 지키지 못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며 “떳떳하다면 귀국해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설립자 이혁진 전 대표가 2018년 3월 21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쫓겨났었다며 그 근거로 제시한 사진. [사진 이혁진 전 대표 제공]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설립자 이혁진 전 대표가 2018년 3월 21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쫓겨났었다며 그 근거로 제시한 사진. [사진 이혁진 전 대표 제공]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에서 식료품 판매업 등을 하는 이 전 대표는 최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2017년 7월 회사를 빼앗겼다. 정권 교체 전엔 계속 박해를 받았고, 정권 교체 후엔 회사를 빼앗겼다”며 “한국에서 (미국) 정착자금을 가져온 게 없다”고 했다. 또 도피를 접고 귀국해 조사를 받으라는 통합당의 주장에 대해선 “(미국 거주는) 나의 자유로운 판단이다. 도피한 게 아니다”라고 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