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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시진핑 방일’ 결국 접나… 자민당, 방일 취소 정식 요청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일본 자민당이 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한 차례 연기된 중국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국빈 방문을 취소할 것을 정부에 공식 요구할 방침이라고 NHK가 보도했다.

자민당, 홍콩 정세 관련 결의안 제출 #"중대, 심각한 우려, 국빈 방문 취소해야"

NHK에 따르면 자민당은 홍콩에서 ‘국가안전유지법(홍콩보안법)’이 시행된 것과 관련, 중국을 비난하는 결의안을 마련했다. 이 결의안은 “법 시행과 동시에 대량의 체포자가 나오는 등 우려했던 사태가 현실이 된 현재, 이 상황을 방관할 수 없으며 중대하고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면서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연기된 시진핑 주석의 국빈 방문을 취소할 것을 요구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지난해 12월 중국을 방문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왼쪽)가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지난해 12월 중국을 방문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왼쪽)가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결의안은 또 홍콩 현지의 일본인 보호를 위한 적절한 대응을 할 것과 탈출을 희망하는 홍콩시민에 대해선 취업 비자를 발급하는 등 필요한 지원을 검토할 것도 요구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중국 정부가 홍콩보안법을 통과시키는 등 ‘일국양제’가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에 대해 일찍이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30일 ‘국가안전유지법’이 통과되자 곧바로 외상 명의의 담화를 발표하며 비판적인 입장을 밝혔다.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光) 외상은 “일국양제 원칙에 대한 신뢰를 손상시키는 것”이라면서 유감을 표명했다.

고노 다로(河野太郎) 방위상도 기자회견에서 “연기가 된 시 주석의 국빈 방문에 상당히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밖에 없다”며 “일방적인 현상 변경을 힘으로 누르려는 것은 국제사회에서 허용되지 않는 행위”라고 밝힌 바 있다.

일본에선 최근 중국이 홍콩의 자치권을 부정하는 움직임을 두고, 시 주석의 국빈 방문을 취소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가 조성돼왔다. 이런 가운데 자민당이 정식으로 정부에 방일 취소를 요청하는 형식을 취함에 따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오랫동안 공들였던 시 주석 방일을 단념할 가능성이 커졌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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